해외로 전선 옮긴 'CU·GS25'…"현지 식문화 공략·K-푸드 전파 '앞장'"

2025-03-30

【 청년일보 】 국내 편의점업계 1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경쟁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사업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레드 오션'에 치다른 상황이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 출점이 지속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국내에서의 출점 경쟁은 끝났다고 보는 관점이 우세하다"며 "단순 편의점 점포 수로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 편의점 내 서비스,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분석과 더불어 CU와 GS25가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편의점 포화 ▲고물가 및 소비 침체 ▲경쟁사 부상 등도 거론된다.

국내 편의점은 국민 약 900명당 한 개꼴로 '편의점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2천200여명당 한개)의 두 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일본 편의점 수는 5만5천736개로, 한국과 1천여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인한 극심한 내수 부진도 CU와 GS25가 해외로 눈을 돌린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전년 대비 0.6% 감소한 2천5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2023년 대비 10% 감소한 1천946억원을 지난해 거둬들였다.

편의점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판매채널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 사례가 1만원대 이하 저가상품을 취급하는 '다이소'다. 다이소는 고물가 시대에 새로운 소비 채널로 급격히 부상하며 뷰티·건강기능식품·일반 식품 등의 영역으로 그 세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편의점만의 독보적인 특징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편의점과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CU와 GS25는 각각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또 다른 '블루 오션'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CU, 몽골·동남아서 '강세'…"비결은 현지 맞춤형 상품·K-푸드"

먼저 CU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에 지속적으로 점포를 출점하고 있다. 몽골에는 460점에 달하는 점포가 영업 중이며,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에는 각각 150점, 27점의 매장이 손님을 받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가장 많은 해외 점포가 위치한 몽골에 2018년부터 진출했다.

BGF리테일은 2018년 4월 몽골 기업인 프리미엄 넥서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 계약을 체결하고 업계 최초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BGF리테일은 상품 MD, 개발, 물류 등 각 분야의 정예 인원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TFT)을 현지에 파견해 상품 레이아웃, 점포 디자인, 물류 시스템부터 접객에 이르기까지 점포 운영 전반에 걸친 시스템과 노하우를 적극 지원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 기반해 CU는 2018년 8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점인 CU 샹그리아점을 개점했으며 2023년 3월 300호점을 오픈했다. 대한민국 유통 기업이 해외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CU가 몽골에 첫 진출한 2018년부터 1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 200호점까지 약 18개월이 걸렸으나, 3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는 약 10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꾸준한 사업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해 7월에는 400호점을 오픈했다.

현재 460점포를 운영하며 몽골 편의점업계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CU는 현지 편의점업계 최초로 몽골의 제2도시인 다르항(Darkhan)에도 다수의 점포를 개점하면서 울란바토르뿐 아니라 몽골 전역으로 출점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몽골과 함께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인 마이뉴스 홀딩스(Mynews Holdings)의 자회사인 MYCU 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4월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CU 1호점을 오픈했다. 이어 2022년 7월 100호점을 달성했다.

CU는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조만간 말레이시아 동부 지역(보루네오섬)으로도 출점 지역을 확장해, 오는 2028년까지 500점 이상의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2023년 6월 세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카자흐스탄으로 정하고 현지 기업 'Shin-Line(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BGF리테일은 신라인에게 물류센터, 식품 제조센터 등의 유통 인프라와 관련 노하우를 약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BGF리테일은 카자흐스탄 최초로 유통사 전용 물류센터를 설립함으로써 모든 유통 채널이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납품받는 구조인 현지 유통업계의 물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CU는 2024년 3월 카자흐스탄 첫 편의점인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을 현지 최대 도시인 알마티(Almaty)에 오픈했다.

카자흐스탄은 1인당 GDP(PPP) 기준 2022년 3만불을 돌파하며 중앙아시아 5개국 중 1위에 오를 만큼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고, 전체 인구 중 30세 미만의 청년층이 53%를 차지하는 등 편의점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CU는 코로나 이후 카자흐스탄 내 근거리 쇼핑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대형 마트에 비해 소형 유통 점포 환경이 여전히 낙후되어 있어 현대화된 편의점 채널의 수요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문화의 인기를 카자흐스탄 내 안정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매력적인 요인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CU의 강점으로는 '차별화된 현지화'가 꼽힌다.

대표적으로 CU는 몽골에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K-푸드를 적극 들이는 한편, 현지 전통 음식을 편의점 식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CU는 다양한 먹거리 수요를 겨냥해 김밥 등 한국식 간편식품을 비롯해 토스트, 핫도그 등 즉석 조리식품을 판매하고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쇼르 등 현지 식품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CU는 한국 상품을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몽골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체 상품의 약 30%를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HEYROO(헤이루) 자체 브랜드(PB) 상품들로 구성해 국내 중소기업 40여곳이 CU를 통해 간접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실제 몽골 CU에서 현지 고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 상품 중 하나는 'GET 커피'로 점포당 하루 평균 200여잔씩 판매되고 있다. 이는 한국 판매량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CU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울란바토르 근교에 위치한 콘코르 지방에 간편식품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푸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물류센터 내 소분 분류 피킹 시스템(Digital Picking System)을 도입해 기존 대비 20~30% 빠른 속도로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CU는 말레이시아에서도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으로 그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1호점 개점 때부터 점포 앞에 10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서며 하루 평균 1천명, 최대 3천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현지 소비 동향을 겨냥한 한국화 전략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적중했다.

실제, 한국 상품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체 매출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상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떡볶이는 하루에 4천컵씩 팔린다. 이 외에도 닭강정 등 한국 먹거리와 델라페 아이스드링크 등 PB 상품의 인기가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CU는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만큼 CU의 PB 상품 등 한국 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주비빔 삼각김밥, 김치·참치 김밥, 서울식 소불고기 도시락, 인기가요 샌드위치 등 특색 있는 한국 메뉴와 트렌드 상품들을 그대로 옮겨놨다.

또한, CU는 그동안 쌓아온 IT 역량과 노하우를 집약한 ‘BGF 글로벌 IT 시스템’을 통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유기적인 협업을 이어감으로써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말레이시아 가맹사업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CU는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뿐만 아니라 ▲차별화 ▲현지화 ▲협업(컬래버) 등의 핵심 주제로 현지 고객에게 K-편의점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CU는 라면, 스낵, 델라페 등 총 800여종의 K-푸드 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음식인 떡볶이, 닭강정 등의 즉석조리 상품으로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한강 라면’에 대한 외국인 고객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즉석 라면 조리기도 설치해 현지 유통 업체들과 차별성을 뒀다.

한국 대표 음식인 콘도그(길거리 핫도그)와 중앙아시아 대표 음식인 쌈사(Samsa)도 자체 식품 제조센터에서 직접 만들어 점포로 공급한다.

또한 바삭한 빵 속에 소불고기, 매콤 치킨 등의 한국 먹거리 토핑을 넣은 베이크 상품도 내놓는다. 현지 고객에게 익숙한 음식에 한국적 레시피를 협업한 상품을 출시해 이색적인 먹거리 수요까지 공략 중이다.

CU는 현지의 소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넓은 휴게 공간과 깨끗한 화장실도 마련해 고객이 CU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제공하는 만남의 장소로 점포를 구성했다.

카자흐스탄 현지 고객들의 ‘한국 사랑’은 뜨거웠다. 현재 카자흐스탄 CU에서 취급하는 한국 상품 수는 530여종으로, 점포 매출의 약 65%가 한국 상품에서 나오고 있다.

◆ GS25, 몽골서 '맹렬한 추격'…"베트남 호치민 점포 수 1위 달성"

GS25는 몽골과 베트남에 각각 355개와 27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GS25는 글로벌 편의점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 호치민(남부 지역)에서 점포 수 1위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노하우를 쌓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GS25는 베트남 진출 7년 만에 하노이에 첫 매장을 열며 북부 지역 진출을 본격화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 ▲바딘 ▲호안끼엠 ▲동다 ▲꺼우저이 등 6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GS25는 베트남 북부 지역의 첫 진출에 대한 현지 주목도와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하노이 지역 중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관광지, 오피스 상권에 우선 입점했다.

특히, 차별화된 상품과 공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6개 매장 규모를 115㎡(35평)에서 최대 540㎡(164평)까지 대형 매장으로 오픈했다. 또한, 베트남 전통 스타일, 도서관, 라면·주류 특화, 신선식품 강화 등 각 지역의 상권 특성에 맞춘 이색 콘셉트를 적용했다.

GS25는 베트남 지역에 진출하며 현지 소비자들이 '길거리 음식'에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베트남은 길거리 음식이 익숙한 식(食) 문화로 즉석 먹거리에 대한 선호와 수요가 높은 편인데, GS25는 이에 맞춰 반바오(베트남식 호빵) 등 현지 먹거리를 비롯해 떡볶이, 김밥, 도시락 등 K-조리식품을 잇따라 성공리에 내놓고 있다. 또한, 편의점 인프라가 식당, 카페, 쉼터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베트남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GS25는 2018년 1월 베트남 남부 지역의 거점인 호찌민에 첫 매장을 연 이후 현지 식문화와 K-푸드를 결합한 차별화된 먹거리 전략과 지역 인프라 역할을 병행하며 급속히 성장해 왔다.

GS25는 빈증, 동나이, 붕따우 등 인근 지역까지 확장하며 서클 케이(미국), 패밀리마트(일본) 등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현재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가장 많은 35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 편의점으로 자리 잡았다.

GS25는 베트남의 수도이자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인 하노이까지 진출하면서 베트남 전역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베트남 1등 편의점 브랜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GS25는 하노이를 거점으로 북부 지역에 4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고, 베트남 전역으로 500개, 2027년 700개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몽골에서는 GS25가 점포 수 등에서 CU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체 편의점 인기 상품과 현지 식문화를 상품이로 이식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K-편의점 인기 상품을 몽골 식육(食肉) 문화에 이식해 수출한 치킨25 상품을 비롯해 카페25 생우유 카페라때는 현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GS25의 PB 상품, 조리식품 등이 현지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며 몽골 내 부족한 식당, 카페, 쉼터 등을 대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실제 베트남, 몽골 양국에서의 성과도 긍정적이다. 작년 베트남 GS25, 몽골 GS25 등 해외 편의점의 매출액은 직전년(2023년) 대비 29.5% 신장했다.

GS25는 올해 기존 진출 국가에서 사업 안정화와 고도화에 집중하고, 수익 모델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GS25 관계자는 "사업 안정화 및 고도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확립하는 동시에, 가능성 있는 신규 지역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GS25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전역에서 GS25를 만나볼 수 있는 날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매장 확대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몽골에서는 수익 강화와 질적 성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IT 기술 고도화를 활용한 가맹사업 확산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해외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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