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대기업인 C사·P사·O사가 냉동밥제품을 수입 쌀로 만들어 빈축을 사고있다. 업체들은 “해동 시 찰기가 없고 고슬고슬해야 돼서 중립종을 사용한다”는 등 여러 이유를 대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이는 드물다. 수입 쌀을 사용하면 25∼75%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서 나도는 후문이다. 더구나 농협하나로마트에 공급하는 제품은 국산 쌀을 사용했다고 하니 품종이 냉동밥 제조기술과 품질에 큰 변수는 아님을 알 수 있다.
냉동식품은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맛도 즐길 수 있어 국내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앞으로 식품기업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던 농가에게 이들의 행태는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 C사는 2022년 일부 컵밥제품에 수입 쌀을 사용해 비난을 받았던 적도 있다.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고위 관계자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국산 쌀로 대체해 나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었다. 올 2월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신영토 확장’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이 김치 38%, 냉동밥 22% 증가했다고 자랑했다.
그동안 케이푸드 수출이 늘어도 농가들은 내심 불만이 컸다. 라면 수출이 증가하더라도 우리밀 생산농가에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지난해 쌀 소비 확대를 위해 농업계가 몸부림을 쳤지만 식품기업은 원가 낮추기에만 골몰했다. 왜 수출 가공식품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율이 30% 초반에 머무르는지 이해가 된다.
냉동김밥으로 2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한 기업인은 “‘농업과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늘 마음에 간직한다”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식품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하나로 국내 농축산물 식재료 사용 확대가 꼽힌다. 식품기업들이 농가와 계약재배 한 쌀로 냉동밥 등 프리미엄급 가공식품을 출시해 세계에 진출하는 모습은 요원한가. 언제까지 ‘무늬만 케이푸드’를 내세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