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답습하나"…주담대·기업대출 금리 왜곡

2025-11-30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가 은행권에 생산적금융을 주문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거듭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기대출 평균금리가 4.7%대에 형성됐으나 지난달에는 3%대까지 내려왔다.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거듭 인상하는 것과 정반대의 현상을 빚고 있고,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로 시장금리가 최근 상승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입김을 받는 중·저신용자대출처럼 중기대출도 시장금리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로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 중인 가운데, 중기대출 평균금리는 매월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중기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96%를 기록해 9월 4.05% 대비 약 0.09%포인트(p) 하락했다. 중기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4.77% 이후 △12월 4.65% △올해 1월 4.53% △2월 4.45% △3월 4.31% △4월 4.24% △5월 4.17% △6월 4.11% △7월 4.08% △8월 4.06% △9월 4.05% 등 매월 하락하고 있다.

가계 주담대도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했지만 지난달에는 소폭 반등했다. 10월 주담대 평균금리는 3.98%로 전달 3.96% 대비 약 0.02%p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 4.30%에 달했지만 매월 거듭 하락해 올해 5월 3.87%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6월 3.93%로 반등해 9월까지 3개월 연속 3.96%를 기록했다.

새 정부 집권 이후 생산적금융 요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기업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오는 2030년까지 총 508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생산적금융을 발표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849조 271억원을 기록해 이달에만 약 2조 7212억원 급증했다.

반면 가계대출의 경우 은행채 금리 인상에 총량 규제까지 더해져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6·27 대책 당시 은행권에 하반기 대출 목표치를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이도록 했다. 목표치를 초과하게 되면 내년도 대출한도 축소 등의 페널티가 불가피하다. 이에 은행들도 하나둘 대출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2일 비대면 주담대, 24일 대면 주담대의 연내 실행 신규접수를 각각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25일부터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요구로 중·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더 낮은 대출금리 혜택을 누렸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 최근 생산적금융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금리와 무관하게 기업대출 금리는 낮아지는 반면, 총량규제 여파로 담보물 기반의 주담대 금리는 거듭 상승하는 까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담보물 기반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반면, 기업대출은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만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가계대출 억제, 기업대출 확대 여파로 위험도가 더 높은 기업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금리왜곡 현상을 빚고 있는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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