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가 무엇일까? 공부는 왜 하는가?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 것이 공부일까? 공부는 꼭 학교에서 책을 가지고 선생님에게 배워야 할까. 공부해서 어디 다가 어떻게 써먹을까? 공부를 많이 한다는 말은? 공부를 많이 했다는 말은?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공부가 꼴등이라는 말은? 일등이 있고 꼴등이 있다. 일등은 좋은 사람이고 꼴등은 안 좋은 사람일까. 좋은 대학이란? 일류 대학이란? 그런 데서 공부하면 무엇이 좋을까? 공부는 학교에 다닐 때만 하는 것인가? 공부 잘하면 어떤 사람이 될까? 공부 잘하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할까? 학교에서 공부한 사람과 학교 공부 안 한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부! 공부! 공부! 우리 아이들은 지금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과 집에서 무슨 공부 하고 있을까? 지금 우리 아이는 공부하면서 어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진짜 공부를 하면 좋은 사람이 될까? 행복한 사람이 될까? 책을 한 페이지도 안보고, 글자도 모르는 우리 마을 사람들도 있다. 그분들은 잘 못 산 것일까? 공부를 안 하면 무식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말일까? 공부하면 시험을 보는데, 지금 그 정답이 정말 정답일까. 세상에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것일까? 사람들이 어떤 한가지 삶의 문제에 대한 정답 하나로 살아야 할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모두 좋은 일을 하며 살까. 그 공부대로 살까? 공부를 잘하면 부자로 살고, 공부를 못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한다. 공부를 안 하면 어른들이,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고 묻는다. 진짜로, 공부는 뭘까? 사람이 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지금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지금 우리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며 사는 사람들은 공부를 잘해서 국민이 내 세금인 나랏돈으로 나랏일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그들을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모두 공부 잘할 사람들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마을 사람들은 공부만 잘하면 뭐 한다냐? 사람이 되어야지. 여기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일류 대학에서 많은 공부를 잘한 사람이 차지한 자리는 모두 좋은 자리라고 한다. 공무원들이다. 공무란 무엇일까.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잘해서 높은 자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학교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지식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며 오랫동안 살았다. 저렇게나 공부를 잘해서 저렇게 높은 자리에 간 사람들이 무슨 돈 욕심이 있어 자기 욕심 챙기겠어. 다 알아서 배운 대로 우리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겠지. 그렇게 국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의지했다. 설마 그렇게나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저렇게 좋은 자리에 앉아 나쁜 짓 하겠어. 저런 높은(?) 사람이, 체면이 있지, 그런 못된 짓을 하겠어, 그렇게 생각했다. 대통령, 장관들, 국회의원들,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들 교수 경찰들, 장군들, 기자님들, 도지가 군수 경찰서장 교육감 교육장 교장, 교감 선생님, 면장 공공기관장님들 모두 좋은 대학을 나오고 또 많이 배운 사람이 설마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짓이야, 하겠어. 그러면 사람도 아니지. 그렇게 믿고 살다 보니, 아니었다.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 이들이 우리의 공금을 얼마나 사적으로 사용하는지 다 알고 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대 놓고 나쁜 짓을 한다. 현 정부에서는 서울 대학을 열 개를 만든다고 한다. 서울 대학 열 개를 만들면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열 배로 늘어날 텐데, 공부 잘하는 그 사람들이 나랏일과 나랏돈을 쓰는 것에 대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열 배로 늘어나서 나라 걱정 없는 국민이 열 배로 늘어나게 될까. 아무 생각 말고 공부 잘해서 출세만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이 참담한 반사회적인 생태 지형을 볼 때 그것은 불가능하다. 놀라운 것은. 공교육이란, 공공의 이익을 앞세우는 둔다는 것을,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도, 그 어디에서도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곳이 없이‘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열심히 하는 공부가 무섭습니다.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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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무서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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