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머노이드를 자동차 생산 공정에 쓴다면? 자율주행 배송 차량에서 휴머노이드가 집 앞까지 물건을 날라 준다면? 세차와 정비를 휴머노이드가 맡아 준다면? 휴머노이드가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휴머노이드 기술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공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앞으로 많은 편리함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발전은 자동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 공정 측면, 물건 배송 측면과 자동차·로봇 산업 융합 측면도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 사례에서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인식 등과 같은 자율주행 기술이 휴머노이드 발전과 맞물리는 모습이다.
자율주행 배송 트럭과 휴머노이드 융합은 서비스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갖는다. 자율주행 배송 트럭은 누군가 짐을 내려 줄 필요가 있다. 사물을 나르는 자율주행 배송 트럭은 휴머노이드가 짐을 내리고 집 앞까지 배송한다면 보다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도시 정책 측면에서도 낮에는 사람이 이동하고 밤에는 사물을 배송하며 도시 교통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야간 시간대 휴머노이드가 배송을 도와주면 사람 야간 작업의 부담을 줄이고 배송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미국 아마존은 6월 리비안 전기 배송밴과 휴머노이드를 이용한 집앞배송 테스트를 발표했다. 밴 뒷좌석에 앉았던 휴머노이드가 택배를 집 앞까지 배달하는 걸 목표로 한다. 현재 아마존 창고에서는 미국 애질리티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디짓'이 운반작업을 한다. 디짓은 'CES 2020'에도 등장한 바 있다. CES 2020에서 포드는 디짓 휴머노이드를 이용해 배송 트럭에서 집 앞까지 택배를 배달해주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동차 생산 공정 투입은 휴머노이드 발전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주요 휴머노이드 기업과 주요 완성차는 경쟁적으로 휴머노이드 생산공정 적용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공장에서 연말 휴머노이드 투입을 예고했고, 테슬라는 내년 본격 생산 라인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W·피규어 사례, 벤츠·앱트로닉 사례, BYD·유비테크 사례 등 다양한 협력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작업 공정 측면에서도 단순 운반에서 복잡한 운반, 진단 및 검수와 단순 조립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일부 물품을 나르던 단순 운반과 카메라 기반 진단에서 다양한 작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물론 앞으로 정밀 조립을 위해서는 로봇 손 기술의 정밀도가 향상될 필요가 있다.
완성차도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과 관련 업체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쓰이던 프로세서와 인식 기술을 휴머노이드에 적용해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발전을 융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로보틱스랩을 통한 관련 기술 개발·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앞서 상하이모터쇼에서는 샤오펑·체리·광저우차 등이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를 전시했고 북경자동차는 유비테크와 협력한 휴머노이드를 전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도 CES, MWC 등 주요 전시회에서 관련 기술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투자한 테솔로는 CES 2025에서 로봇 손 기술로 혁신상을 수상했고, 의수 기술을 개발해온 만드로는 로봇손과 의수 기술로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에이로봇은 MWC25에서 휴머노이드·사람 상호작용을 전시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피지컬AI 진화와 더불어 휴머노이드와 자동차 산업 발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관련 산업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