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광고보다 제품을 제대로 아는 법, 용어 알기
발 편한 러닝화 고를 땐 ‘부위’별 스펙 체크도 필수

본격적인 야외 활동 시즌을 맞아 스포츠 ‘신상’ 출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제품군의 기능성이 강화되면서 낯선 용어도 많이 눈에 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까지 알고 사야 똑똑한 소비자다. 스키, 등산, 트레일 러닝 등에 강한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 관계자와 함께 전문용어를 해독해봤다.
점점 성급해지는 더위 때문에 운동 애호인 초미의 관심사는 운동복의 원활한 열 배출이 됐다. ‘원단이 살아 숨 쉰다’는 문구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벤틸레이션’이다. 통풍, 공기의 유통, 환기를 뜻하는 벤틸레이션이 적용된 의류를 입으면 외부 온도에 맞춰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는 체온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해당 기능이 적용된 다이나핏의 스카이네트 소재는 1㎡당 100만개의 초미세 공기구멍이 있어 피부에 닿는 모든 면적에서 쾌적함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름을 앞두고 애용되는 또 다른 키워드는 ‘아이스’다. 입는 순간 몸이 얼어버리는 드라마틱한 광고를 곧이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만큼 운동인에게는 산뜻한 착용이 절실하다. 이때 강조되는 기능이 흡습·속건이다. 주로 속옷과 스포츠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에 접목되며 땀과 수분이 빠르게 건조되는 기능을 뜻한다. 대개 흡습·속건이 적용된 옷은 땀(물)의 입자가 실(원사)의 단면에 스며들어 순간 원단이 젖어드는 것 같지만, 땀의 침투 과정보다 빠르게 땀 분자가 직물 표면을 통과해 내부로 스며들어 외부로 발산된다. 덕분에 땀은 효과적으로 방출하고 피부 온도는 체류시키는 단열 효과가 있어 더울 때는 시원하게, 쌀쌀할 때는 포근하게 체온을 지킬 수 있다.

전 세계적인 러닝 열풍으로 러닝화에 업계 최고의 기술이 집약되고 있다. 단순히 ‘발 편한’ 신발이 아니라 부위별 상세 설명이 강조되는 이유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부분은 ‘미드솔’이다. 신발의 중창, 스펀지를 일컫는 미드솔은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하고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해 러닝화의 기능이나 콘셉트를 좌우하기도 한다. 푹신하거나 단단한 ‘착화감’도 여기에 달렸다. 단단한 착화감의 러닝화는 발을 잘 지지해주며 내구성이 높아 오래 착용할 수 있지만, 장시간 러닝에는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충격 흡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이 가기도 한다. 말랑한 러닝화는 바닥이 부드러워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잘 흡수해 장거리 러닝에 적합하다.
그 밖에 ‘인솔’은 발에 직접 닿는 가장 안쪽 부분으로 쿠셔닝과 탄성을 결정한다. 아웃솔(겉창)은 지면과 직접 닿는 부위로 주로 내구성이나 접지력이 좋은 합성 고무로 만든다. 러닝화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얇고 매끈하게, 트레일화는 접지력 강화를 위해 자잘한 돌기를 아웃솔에 설계한다. 러너들 사이에서 종종 언급되는 ‘오프셋’은 앞꿈치와 뒤꿈치의 높이 차이를 말하며, 이로 인해 발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정도를 의미한다. 오프셋 값이 높을수록 공격적이고, 낮을수록 맨발의 느낌을 줄 수 있다. 보통 러닝화의 오프셋은 6~12㎜이며 이는 뒤꿈치와 비교해 앞꿈치가 6~12㎜ 낮다는 의미다.
기능이 강화되면서 가전제품 못지않은 사양의 제품도 늘고 있다. 다이나핏의 경량 러닝화 스카이넘버원은 “미드솔은 TPU를 활용한 스카이폼, 인솔은 오소라이트사의 X35 소재, 아웃솔은 SDR 러버, 오프셋은 9㎜”라는 ‘스펙’을 갖췄다. 하지만 요즘 스포츠업계는 제품명을 정할 때 접근성을 우선으로 한다. 다이나핏 관계자는 “가령 유니클로 감탄 팬츠와 같이 감수성과 공감대를 자극하는 워딩이나 나이키 에어포스와 같이 기능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 중 가장 브랜드에 적합하면서 소비자에게 제품의 기획 의도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한다”고 전했다. 이번 신제품에 ‘스카이’라는 키워드를 끌어온 것도 ‘푸른 하늘의 구름과 같이 가볍고 쾌적함을 갖춘 제품’이라는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