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 현장에서 숙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능인력 수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불황 여파와 고령화 등의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면서다. 자연스래 원활한 현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5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건설업 기능인력은 지난 8월 기준 131만3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142만4000명 대비 약 11만1000명, 7.7% 줄어들었다.
건설 기능인력은 직접 시공과 장비 운용, 조립 등을 담당하는 숙련 집단을 말한다. 이들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으면 공사 기간과 품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곧바로 건설비 상승과 주택 가격 불안정성 확대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설 기능인력은 현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고령화가 꼽힌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기성 및 건설기능인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기능인력의 연령대별 분포는 50대(42만8000명), 60대 이상(38만7000명), 40대(28만2000명)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연령은 51.9세를 기록했다. 20대와 30대 기능인은 각각 6만3000명, 15만2000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의 경우 87.7%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고령자라 할 수 있는 60대 이상은 28.3%로 나타났다. 20대는 5.1%만을 차지했다.
건설업 부진도 기능인 감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회사 운영이 힘들어져 폐업하거나 신규 유입이 감소함에 따라 고용 시장도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5.1p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73.3을 기록, 어려운 건설경기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 기능인력 부족 문제의 실체는 ‘숙련공’ 부족과 고령화 때문”이라며 “정부가 실제 숙련공 양성에 지침서가 될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청년 기능인 유입을 위한 방안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