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회원국 군비지출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을 거론한 것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무분별하게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핑계”라고 논평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나토 관계자들은 국제적, 지역적 긴장을 과장하고 중국의 정상적인 군사 건설을 비방하고 있다”며 “이는 나토가 군사 지출을 크게 늘리고, 국경을 넘어 무분별하게 세력을 확장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동쪽으로 진출하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나토 회원국들의 군사비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군사비의 55%를 차지하는데도 확장을 꾀한다며 “나토가 ‘유라시아 안보 연계’라는 명분 아래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를 직시하고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은 이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항상 평화와 대화 증진을 주장해 왔고,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교전 당사자들에게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중 용도 품목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해 왔다”며 “나토가 유럽과 세계의 안보를 진정으로 중시한다면, 불길에 기름을 붓고 대립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장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중국의 군수 기업들이 세계적인 규모의 무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유럽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중국이 대만에 어떤 시도를 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끌어들여 유럽(의 군사력)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열린 나토 총회에서는 “우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핵심 세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에 이중 용도 물품을 공급하고 제재를 우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란과 북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다며 “우리는 순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토 32개 회원국은 25일(현지시간) 각국 국방비 예산을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는 안에 최종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