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은행, 중소기업 대출 줄여···설 전후 후폭풍 가능성"

2025-01-07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1.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상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이미 부진했던 내수경기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설 명절을 전후해 어렵다는 소리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오른 탓에 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는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도 진행됐던 민주당 의원들의 경제 공부모임으로 22대 국회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8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공부 모임이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은행들의 외화 대출 자산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RWA)도 증가해 결과적으로 BIS 자기자본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3분기 말 1307.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 1472.5원으로 12.6% 올랐다.

홍 의장은 "지난해 밸류업 정책과 함께 은행들이 배당을 늘렸는데 이 역시 BIS 자기자본비율 하락 요인"이라며 "(은행이 중소기업 대상 대출을 줄이면) 설 명절을 전후해 중소기업들이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63빌딩을 지어 유명한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징후라는 설명이다.

홍 의장은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내란사태 이전부터 우리 내수 경제가 무너지고 있었다"며 "(비상계엄 사태 후)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낮추고 있는데 저는 그보다 더 낮은 1.5%도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일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8% 전망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1.9%다. 아울러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전망한 국내 성장률은 평균 1.7%로 계엄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 말(1.8%) 대비 하락했다.

홍 의장은 "빨리 탄핵 국면을 마무리 짓는게 중요하다"며 "최근에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요인은 우리 내부 요인 탓이라 (탄핵 국면을 마무리짓는) 시간을 단축하지 않으면 국민들 고통이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확장정책을 쓰는 미국과 중국은 올해 우리나라보다 상황이 낫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중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율은 지난해 3% 수준에서 올해는 3.5~4.0% 수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인데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은 4.5~4.7%로 예상됐다. 미국의 성장률도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2%대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홍 의장은 "중국은 최근 초장기국채 발행을 늘리는 한편 지방정부 특수채 사용범위도 확대시키는 등 전방위적으로 내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국도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돈을 쓰는데 크게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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