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사진=이학명, 안종명 기자)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와 비상계엄 여파로 주택 거래가 급감한 데다 국토부 수장의 사의 표명으로 정책 추진 불확실성마저 커졌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돈줄이 막힌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에서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도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월 조세금융신문과 민주금융포럼 주관의 ‘실수요 촉진을 위한 부동산 세제개편 방안’ 토론회를 앞두고 민주금융포럼 송두한 상임대표를 만나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송두한 대표는 “무주택자와 1가구 2주택자를 실수요자로 인정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며 부동산 규제의 ‘이원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부동산 정책은 민생과 매우 밀착된 현안이다. 특히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세제개편은 어느 정부에서나 강조되어 온 사안이기도 하다. 토론회를 주관하게 된 계기도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선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제(양도세, 취득세, 종부세)에 대해선 다양한 방향이 혼재해 있는데 실수요를 늘려주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을 하기 위해 어떤 쪽으로 제도개선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고민이 컸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건전한 부동산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고 시장과 정부의 이념 편향성을 줄이며 투기 수요는 억제하고 동시에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변화를 끌어내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를 준비하게 됐다.
부동산 실수요와 투자, 투기를 구분해 적절히 당근(규제 완화)과 채찍(징벌 과세)을 줘야 한다는 말인데 답변을 듣다 보니 이미 꽤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내용인가.
‘부동산 규제 이원화’를 추진하면 실수요 중심의 시장재편이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의 토지공개념(실거주 1주택)과 윤석열 정부의 투기 장려(3주택 이상 규제 완화) 정책을 지양하고 임대 및 투자 목적의 1가구 2주택을 실수요 영역으로 편입하자는 것이다.
부동산 규제 이원화는 간단하게 말해서 ① 무주택과 1가구 2주택을 실수요자로 간주하고 ② 3주택 이상은 투기 수요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1가구 2주택이라고 하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 합리적 규제를 적용한다.
특히 1가구 2주택은 전월세 대부분을 공급하는 주력 임대 주택 주공급원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들 대상 규제 완화가 결국 실수요자들에게 풍부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부동산 투기 수요로 규정해 시장 퇴출에 준하는 징벌 과세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실수요와 투자, 투기를 구분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재편을 도모할 수 있다.
1가구 2주택 중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해 내는 게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겠는가. 또 이들에게 각각 어떤 부동산 세제가 적용돼야 할까.
실수요로 분류할 수 있는 1가구 2주택은 임대·투자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택 보유기간이 계약갱신청구권이 정한 4년(2+2) 임대 기간을 충족한다면, 이들은 실수요자로 보자는 것이다.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투기 목적의 2주택자로 재분류한다. 거주 목적의 1가구 2주택도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실수요로 간주한다. 다양한 거주 목적이 있겠으나 집 2채를 4년 이상 소유한다면 이는 투기 목적이 아닌 실거주로 간주한다.
다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어느 한 시점이라도 등기상 3주택자(일시적 3가구 포함)로 기재된 경우를 의미하고 일괄적으로 투기목적으로 간주한다.
등기 시점 기준으로 투기목적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요건 심사를 실시하고, 투기 목적으로 분류될 경우 투기자로 규정해 시장 퇴출에 준하는 징벌 과세를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세제 측면에서도 앞서 밝힌 ‘이원화’ 기준을 적용해 세금 부과 기준을 조정할 수 있겠다.
무주택 실수요자와 1가구 1주택자에게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적용하고 1가구 2주택(투기목적 제외)도 실수요로 분류해 기본 세율에 준하는 형태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다. 양도세 중과, 종부세 중과 등을 배제하고 표준 기본 세율에 준하는 합리적 인수주의 세율을 메기자는 것이다.
3주택은 투기로 간주해 시장 퇴출에 준하는 강화 된 규제를 적용해 실수요, 투자, 투기를 구분해 세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확대를 위해 정부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내용이 있을지.
우리나라 주택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무주택자 비율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전체 중 44%를 차지한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계층이 10년 동안 44%로 똑같다는 의미다. 규제를 완화해도, 규제를 강화해도, 시장이 좋아도, 시장이 안 좋아도 집 없는 사람은 계속 집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령 10억짜리 집이 있다고 가정하자. 대부분의 실수요자 입장에서 일정 기간 착수금, 중도금을 나눠 내는 방식 정도로는 큰 의미가 없다. 나눠 내도 쉽게 살 수 없는 금액이다.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장기 모기지를 활용해 젊은 사람이 일하면서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주택금융 시스템이 서민층과 중산층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실수요 내 집 마련에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보는지.
전체 물량 중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8.4% 수준에 불과하다(2023년 기준). 즉 공공임대주택을 통한 실수요에 대한 공급은 견적이 나오지 않는다. 이 정도 규모로 과연 임대 시장 안정화가 가능할까.
결국 나머지 공급은 2주택자가 1채 내놓아야 하는 가능해지는 것이다. 임대 시장만 놓고 보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정부는 소규모 시장이고, 주력 임대 시장은 개인이 내놓는 전월세 물건이다. 이들이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세제적 측면에서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 정책을 가격정책에서 실거주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우선 가격정책은 가격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면 합리적이지 않은 측면이 존재한다. 가령 강남 종부세는 다주택 종부세가 있고, 1주택 종부세가 있다. 다주택 종부세는 취지(투기 목적에 중과)에 부합하는데, 1주택 종부세는 실수요자다.
가격이 비싼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실수요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게 시장 중심의 부동산 정책과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의가 많다. 1주택 종부세는 폐지하거나 과감하게 규제를 낮춰주는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1주택 종부세도 결국 실수요자 영역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부채 대책은 무엇일까.
최고의 부채 대책은 한국은행이 과감한 금리인하를 통해 보편적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고금리 충격이 중산층과 서민경제 전반으로 전이된 상황에서 한계가구나 취약 차주를 선별로 지원하는 금융 대책으로는 결코 민생부채 위험을 타개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한국은행은 선제적 안내를 통해 강력한 금리인하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적인 금리인하에 착수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한국은행 간 정책 조합이 전제돼야 한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양적 팽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한국은행이 단계적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는 제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근로소득세 세법 개정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도 부채 대책이 될 수 있다. 건전재정발 세수펑크 충격으로 법인세가 급감하는 가운데 근로소득세가 급증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세수펑크가 민생긴축 압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법인세 세수는 경기충격과 감세 여파로 2022년 103조 6000억원에서 2024년 62조 5000억원으로 무려 39.7%나 감소했다. 반면 근로소득세는 민생 위기 속에서도 2022년 57조 4000억원에서 2024년 61조원으로 오히려 6.3% 증가했다. 지난 10년 구간으로 늘려서 보더라도, 근로소득세는 125% 증가해 39% 증가한 법인세보다 3배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따라서 세법 개정을 통해 경제가 어려울수록 근로 소득세 세수 부담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차단해야 한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실질소득이 그대로인데 세금이 자연 증식하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즉 세율구간이 물가만 반영할 수 있어도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 소비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자영업자대출 등 민생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서민금융의 역할을 강화할 방안이 있을지.
최근 부채발 경제위기가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생경제가 어려울 때 코로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가계부채나 마찬가지다. 이를 포함한 실질 가계부채는 2019년 2050조원에서 2024년 3분기 2626조원으로 2019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 부채만 무려 576조원이나 된다.

이 정도면 OECD 국가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잠재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가계소득이 급증하거나 자영업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한 부채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존의 서민금융체제를 혁신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책서민금융이 저축은행 채널에 의존하다 보니 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높고, 제1금융권에 준하는 서민금융 시장채널이 부재해 금리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15%로 인하해 보편적 금리 수준을 낮추고, 대부업 이탈 수요를 정책과 시장 영역에서 흡수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금원’을 ‘서민금융공사’로 전환해 공공성을 한 차원 높여 서민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전국적 금융 네트워크를 보유한 ‘우체국금융’을 은행권 수준의 서민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민주금융포럼 출범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금융이 관치의 구습과 관행에서 벗어나 포스트코로나 경제를 견인하는 첨병이 되어야 하지만,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융기관은 시장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며 공정과 성장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계 건전성은 크게 악화되고, 중산층과 서민 경제는 고금리 충격의 직격탄을 맞아 금융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역설적으로 민생경제가 부채 함정에서 허덕이는 와중에도 국내은행은 펜데믹 위기에 힘입어 매년 60조원 안팎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은행들이 사금융화 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범금융인 연대를 통해 금융 R&D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금융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 건전한 금융 환경 조성에 기여해야 할 때다.
민주금융포럼은 금융 현안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견지하며 금융 양극화 문제에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성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첫 번째로는 관 주도의 금융정책을 ‘협치 금융’으로 전환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특히 불합리한 금융정책 및 감독체제 개선에 적극 나서 꺼져가는 금융개혁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자 한다. 두 번째로는 공정과 성장을 혁신의 두 축으로 삼아 ‘K-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플랫폼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민주금융포럼의 시대정신인 ‘금융을 통한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책 아젠다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5대 경제격차를 소득격차, 고용 격차, 주거격차, 지역격차, 금융 격차로 규정하고 이를 금융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혁신 과제들을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향후 민주금융포럼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민주금융포럼은 금융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혁신 과제와 트럼프 2.0 시대를 견인할 성장금융 아젠다를 적극 발굴하고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서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서민금융체제 혁신방안’이라는 주체로 국회세미나를 개최해 서민금융공사 신설, 은행권 수준의 서민은행 설립 방안 등을 지시한 바 있다.
또한 올해 3월부터 공매도 전면 재개가 예정되어 있어 증시 및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주제로 후속 국회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바람직한 공매도 혁신방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증권과 세체제 문제 등에 대하여 정책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의 중심에 금융개혁이 자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례없는 저성장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금융 산업을 통해 기업 주도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금융 수단을 동력으로 활용해 주거·고용·소득·지역격차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용격차의 중심에 있는 ‘비정규직 임금격차’ 문제나 지역격차의 원천인 ‘기업의 지방 이전’ 문제는 정부 정책에만 의존해 풀어낼 수 없는 문제들이다. 정부가 금융 전략과 결합해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로 지원한다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민주금융포럼은 현장금융 전문가 조직을 범금융인 연대 조직으로 확대해 나가며 금융산업이 ‘공정과 성장’의 수레바퀴로 전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산업이 견고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기업이 성장해야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송두한 민주금융포럼 상임대표
현) 민주금융포럼 상임대표
현) 경기대학교 겸임교수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전) 농협금융연구소 소장(농협금융지주)
전) 조교수(비정년), Otterbein University, 미국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2009~2015)
전) KDI 경제정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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