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 “합성 사진” 주장
CIA에 탄핵 찬성 유명 인사들 줄줄이 신고
AI분석, 밝기·노이즈 등 이상 증거 안 나와
반대 측 합성 게시물은 AI가 “합성물” 확인
가수 이승환이 미국에 입국해 조카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인스타그램 사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측에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이나 연예인 등이 미 중앙정보국(CIA)에 신고당해 이들의 미국 입국이 거절됐다는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 날랐다. 이런 영향으로 일부 기업 관계자나 시위에 참석한 학생이 입국을 거절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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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이승환이 미국에 입국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엔 이승환의 미국발 사진은 합성이라는 주장이 새롭게 나왔다.
이승환은 16일 결혼식 장면과 셀카 사진 등을 올리며 ‘조카 결혼식이 있어서 미국에 왔습니다. 물론 CIA나 HTML에 의해 입국 거부를 당하진 않았구요’라고 적었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셀카 사진 각도로 볼 때 잡힐 수 없는 배경이 들어있다거나, 이승환이 참석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공지능(AI)에 물었더니 가짜로 판명났다며 합성 사진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정치 쟁점화하며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AI는 정말 이 사진을 가짜로 판명했을까. 챗GPT로 직접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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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제시하고 합성 여부를 묻자, “현재 분석한 히스토그램 결과로는 명확한 합성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작되지 않은 원본 이미지’라는 데 무게를 실은 것이다.
챗GPT는 △조명 및 그림자 △경계선 및 부자연스러운 요소 △해상도 및 노이즈 차이 △반사 및 투여 요소를 분석해 합성 여부를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색상 분포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특정 색상이 과하게 강조되거나 비정상적인 패턴이 보이지 않으며 △특정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없고 △전체적인 밝기 평균과 표준편차도 자연스러운 이미지의 범주에 있다고 했다.
추가적인 검토(경계 분석, 그림자 비교, 메타데이터 확인 등)를 수행하면 더욱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육안상 및 색상 분석 기준으로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보이며 합성의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에지 검출(Canny Edge Detection), 노이즈 분석(Gaussian Blur)을 추가로 수행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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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의 방미 조작을 의심하는 측에선 이승환의 사진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문 권한대행의 합성 사진처럼 이승환의 사진도 합성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얼핏 보기엔 이승환이 올린 원본 사진과 비슷해 보이는 이 사진에 대해선 AI가 명확하게 합성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같은 조건으로 분석한 결과 이 이미지의 밝기 평균은 118.37, 표준편차는 63.22로 이승환 사진보다 더 어두운 톤을 보였다면서, 얼굴 부분만 편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또 얼굴과 배경의 색감 차이가 뚜렷하고, 특히 목과 얼굴 경계 부분에서 부자연스러운 연결이 보이며, 안경테 부분이 얼굴과 완벽히 조화되지 않고 따로 떠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했다.
에지 검출과 노이즈 분석에선 더 명확하게 합성의 증거가 드러났다.
AI는 얼굴과 머리카락의 경계선이 비정상적으로 부드럽거나 끊어져 있고, 얼굴과 옷의 경계선이 어색하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으며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얼굴 부분이 배경과 다른 노이즈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챗GPT는 이 사진에 대해 ‘AI 기반으로 얼굴이 합성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탄핵 정국 이후 지난해 말엔 CIA 신고로 일부 기업 대기업 관계자의 미국 전자여행허가(ESTA) 승인이 취소돼 출장에 차질을 빚었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탄핵 반대론자들의 CIA 신고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됐지만 해당 기업은 허구라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ESTA 취소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당시 탄핵으로 이슈가 된 것뿐”이라며 “CIA 신고와 회사 관계자의 ESTA 취소가 연관됐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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