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조' 방카슈랑스 시장 부활 조짐…규제완화에 '탄력'

2025-02-02

연간 초회보험료 규모 10조원을 웃도는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이 부활할 조짐이다. 금융위원회가 19년만에 판매비중 규제를 개편하면서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는 제6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방카슈랑스 25%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5%룰은 은행이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회사별 판매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한 규제로, 특정 보험사 밀어주기나 시장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위는 2년간 보험업법 개정 없이 혁신금융서비스로 25%룰을 완화할 방침이다. 1년차땐 생명보험 33%, 손해보험 시장은 50% 또는 75%까지 판매비중이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1년차 종료 시점에 규제완화 효과와 재무영향 등을 점검해 2년차 비중을 결정한다. 이후 혁신금융서비스 운영결과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제도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는 규제 완화와 함께 위축됐던 방카슈랑스 채널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23년 보험사에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2022년 17조4878억원에 달했던 생보업계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11조8815억원(2023년)까지 5조원 이상 감소한 상태다.

이는 그간 방카슈랑스 채널이 저축성보험 판매 창구로 여겨질 정도로 상품이 편중돼 운영됐기 때문이다. IFRS17에선 저축성보험을 보장성보험 대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해 같은 금액으로 보험을 판매하더라도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생보사들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축소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작년부터는 방카슈랑스채널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기준 생보업계 방카슈랑스 채널 보장성 신계약보험료는 62억7300만원으로 저축성(90억원) 판매액의 70% 수준이다. 생보사 전체 초회보험료도 작년 3분기 12조9640억원을 기록하며 회계제도 전환 직후보다 회복됐다.

이에 더해 해묵은 판매비중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 활성화 토대가 마련됐다. 기존에 은행들은 25%룰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연말마다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두고도 타사 상품을 추천하거나 2~3개월 뒤 재방문을 요청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앞으로는 은행이 소비자가 원하는 보험상품 판매를 확대해도 판매비중 관리가 용이해진다. 일괄적으로 25%를 맞춰야 했던 과거와 달리 규제가 합리화되면서 전체 취급액이 확대될 개연도 크다는 해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5%를 맞추려고 인위적으로 판매 속도를 조절하던 과거와 달리 은행 입장에선 여유가 생겼다”며 “최근 보험사들도 은행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 만큼 제도 완화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 보험사가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인 첫 보험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 영업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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