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을 방문한 미국 공군 관계자에게 위성 등 우주물체 충돌 위험 예측·회피를 위한 수학적 해법을 제시했더니 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2021년에는 ‘창업해서 같이 협력하자’는 제안까지 받았는데 이제 미 우주군과 파트너십에 준해 협력하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스페이스맵 대표인 김덕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로노이 수학에 몰두하던 학자가 우연히 기술기반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며 “남을 쫓아가지 않고 독창적 연구를 지속해 우주 영역 인식 연구에서 글로벌 퍼스트무버가 됐다”고 밝혔다. 계산기하학을 연구하는 김 교수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9년짜리 리더 연구를 수행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구 상공의 우주물체 개수는 길이 10㎝ 이상 약 5만 개, 1㎝ 이상 약 100만 개, 1㎜ 이상 약 1억 개나 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미 우주군이 추적해 공개하는 물체는 약 4만 8000개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위성과 우주쓰레기 등 충돌 위험이 급증하면서 우주물체의 계산량도 폭증하고 있어 국내외에서 저희 연구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2016년부터 미 공군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우주물체 충돌 위험 예측·회피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 미 우주군 ‘SDA TAP LAB’의 우주영역 인식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스페이스맵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나중에 인도 기업이 하나 추가됐다”며 뿌듯해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우주 상황 인식과 우주 교통관제 기술력을 연마해 일본·인도 등 우주 선도국을 제쳤다는 것이다.
스페이스맵은 상업화에도 적극 나서 미 우주군과 솔루션 판매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글로벌 우주기업들과의 협상도 본격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 위성 정보 등을 보여주는 디지털트윈을 ‘42 Talks’라는 자체 화상회의 시스템에 가미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우주 자산 운용을 위한 의사결정도 돕고 있다.
김 교수는 “세계 주요 우주 포럼과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우주가 갈수록 데이터와 AI·디지털 산업으로 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스페이스X 의 스타십 우주선이 지구상에서 제트비행기를 대체할 텐데 이때도 충돌 위험·회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