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과반 지분 확보 어려워진 고려아연 "국민연금 믿고 기다릴 것"

2024-10-22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22일 기자회견 개최

"현대차·한화 등, 주총서 우리 안건에 모두 동의"

"향후 재무구조 계획 다 세워...우려 말라"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국민연금에 대해 "궁극적으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 한화, LG화학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 지분(백기사)로 분류되는 지분에 대해서도 "올해 초 실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리 안건에 모두 동의했다"며 신뢰 관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기덕 사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저희 고려아연의 결연하고 분명한 의지를 주주, 투자자, 임직원, 협력업체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14일 마감된 MBK의 주당 83만 원 공개 매수 결과 MBK·영풍 연합이 지분 5.34%를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에 대해 "현재 양측 다 지금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BK의 공개 매수 결과 MBK·영풍 연합은 기존 33.13%에 5.34%를 더해 38.47%의 지분을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MBK보다 6만 원 높은 주당 89만 원 자사주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 해도 의결권 기준으로는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7.8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박 사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질문에 "국민연금의 판단은 국민연금이 할 것인데 어떨 것이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가 힘들다"면서도 "이번 국정감사 때 국민연금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 한화, LG화학 등의 스탠스에 대해서는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법인의 판단에 대해서는 생각들이 다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참고로 올해 초 실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리 안건에 모두 동의했다"고 긍정적으로 기대했다.

박 사장은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추진할 예정으로 지난해 말 발표했던 인베스터데이 때 내용과 크게 변화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공개 매수의 여파로 내부 불안감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먼저 단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말을 드리며, 중장기적으로는 저희가 발표한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전략을 보다 실천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이행해 나가는 전략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이번 대항 공개 매수를 위한 차입금 때문에 고려아연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었다는 데 대해서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차질을 빚을 거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금 수요와 향후의 재무 구조에 대한 계획들은 이미 다 세워놨으니 큰 우려를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질의응답에 앞서 발표한 모두 발언에서 "MBK와 영풍의 비정상적인 유인 거래의 결과로 주주들은 직접적인 손해를 보게 되었다"며 "수사와 조사를 통해 주가 조작과 사기적 부정 거래 등 시장 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의 공개 매수는 그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을 실사한 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고려아연 사업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 없다"며 "MBK는 오로지 거대 자본만을 무기로 상대방을 기습적으로 밀어붙여 돈이 되는 회사를 헐값에 약탈하는 기업 사냥꾼일 뿐이고 고려아연의 사업과 가치를 분석하거나 평가하고 논할 전문성도 능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MBK와 영풍은 이번 공개 매수 전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를 지금보다 얼마나 더 높이겠다는지 아무런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또한 부끄러움도 없이 뻔뻔하게 막연히 지배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이 또한 구체적 계획이나 대안 없는 허구의 구호"라고 비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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