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의 상징? 과도한 노출? 지금은 달라 편견 찢은 ‘찢청’

2025-08-16

딸이 열심히 청바지를 찢어놓으면 엄마가 수선집에 맡겨서 단단히 여며오던, 패션의 창과 방패가 팽팽히 맞서던 시절이 있었다. 1980~1990년대 펑크룩, 헤비메탈 문화와 함께 대유행했던 찢어진 청바지(찢청)가 돌아왔다. 당시의 ‘찢청’이 반항과 저항의 상징이었다면, 이제 찢청은 패션 스타일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뮤직페스티벌 시즌인 봄부터 거래액이 증가하기 시작한 찢어진 청바지는 본격 여름 시즌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찢어진 청바지의 유행이 다시 돌아오면서 관련 아이템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6월17일~7월15일)간 ‘찢청’을 포함한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으며, 찢청을 뜻하는 다른 키워드인 ‘데미지 데님’의 검색량은 121% 늘었다. 그 외에도 ‘빅사이즈 찢청’ ‘와이드 데미지 데님’ 등 다양한 체형과 스타일 관련 키워드 검색량도 상승했다.

재유행하는 찢청에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도 성장세를 보인다. 귀여운 스트리트 감성의 아이템을 판매하는 쇼핑몰 ‘오뉴이’는 최근 한 달 거래액이 지난해에 비해 200배 이상(2만431%) 폭증했다. 빈티지한 무드의 쇼핑몰 ‘더기’와 다양한 스타일의 데님 팬츠를 판매하는 쇼핑몰 ‘힙샷’의 거래액은 각각 376%, 61% 증가했다.

여름 들어 찢청 검색 ‘껑충’

일자부터 배기까지 다양하고

크리스털 등 장식 달리기도

‘출근룩’엔 포인트 트임 활용

상의는 단정해야 균형 맞아

오래 입으려면 세탁 최소화

찢청 트렌드와 더불어 스타일링하기 좋은 아이템도 강세다. 레트로 감성의 Y2K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는 ‘키튼힐’과 ‘보헤미안 벨트’의 최근 한 달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531% 증가했다. 스트리트 무드를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 아이템인 ‘스포티 샌들’, ‘체인벨트 백’ 검색량도 각각 77%, 376% 늘었다.

찢청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더위다. 폭염 속 ‘생존 스타일링’이 패션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원한 트임이 시각적 해방감을 주는 찢어진 청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휴가 시즌을 맞아 ‘여름 데미지 데님’과 ‘숏 데미지 데님’의 검색량도 각각 1304%, 704%로 크게 증가했다. 배우 박규영씨가 휴가지에서 원피스 수영복 위에 걸친 찢어진 반바지가 좋은 스타일링의 예다. 일상에서는 수영복 대신 민소매 톱이나 넉넉한 리넨 소재 셔츠를 걸치면 한결 편안하면서도 가볍게 찢청을 연출할 수 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찢어진 부위와 정도 등 디테일이 가미돼 다시 돌아온 찢청은 일상에서 개인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찢청의 스타일링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스트레이트 바지부터 나팔바지로 불리는 부츠컷, 힙합의 인기와 함께 돌아온 넉넉한 배기진까지 바지통에 상관없이 찢어진 청바지가 등장했다.

한때 찢청은 ‘디스트로이드진(Destroyed Jeans)’이라 불리며 얼마나 과감하게 찢느냐 경쟁이라도 벌이듯 파격적인 트임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2010년대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입은 찢청의 경우 찢어진 지점이 엉덩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러 ‘엉찢청’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마치 골격만 남은 듯 옷감을 죄다 잘라낸 듯한 찢청이 팝스타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요즘 찢청은 섹시함보다는 스타일이 핵심이다.

너덜너덜한 청바지를 입는다면 상의는 최대한 단정한 것이 좋다. 연한 청바지에 화이트 티셔츠 조합은 언제나 옳다. 여기에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하면 청량감 있는 여름 일상룩으로 손색없다.

찢어진 청바지라고 해서 출근룩에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편견은 버리자. 정갈한 재킷과 함께 입으면 멋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때는 과도한 트임보다는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에 포인트 트임이 있는 데님이 제격이다. 펌프스나 플랫슈즈처럼 정돈된 느낌의 신발을 신어 무게중심을 두는 것도 찢청을 차분하게 소화하는 방법이다.

실밥이 튀어나온 청바지를 입기 조심스럽다면 트임의 묘미는 살리되, 마무리는 정교하게 한 슬릿(절개) 디테일의 제품을 선택해도 된다. 얼마 전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가 뉴욕에서 입고 나온 에어리어의 컷아웃 청바지는 숭숭 뚫린 구멍으로 블랙진의 무게감을 확 덜어냈다. 찢어진 부위에 크리스털과 같은 장식을 넣어 특별함을 더한 제품도 나왔다.

청바지의 찢어진 상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탁하거나 입고 벗는 과정에서 발에 걸려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청바지를 오래 입으려면 되도록 세탁 횟수를 최소화하고 오염 시 해당 부위만 손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계로 세탁을 할 땐 세탁망에 넣어 찢어진 부위의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찢청을 보호하거나 수선하려면 접착심지를 이용하면 된다. 한 면에 접착제가 도포된 부드러운 소재의 접착심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올이 풀린 청바지 안쪽에 붙인 뒤 다리미로 열을 가해 고정하면 더 찢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접착심지는 원단 부자재를 판매하는 동대문종합상가나 온라인쇼핑몰에서 보통 1마(110×90㎝)에 2000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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