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011년 낸 자서전에 과거 전투 경찰 복무 시절 후임병 구타 등의 가혹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1일 권 후보자 자서전 『꺼벙이의 꿈』과 병적(兵籍)증명서 등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1978년 12월 18일 자원입대했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를 거쳐 경북 경주시 안강 201전투경찰대(안강경비대)로 배속됐다. 권 후보자는 책에서 당시 폭력적인 병영 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졸병 시절에는 아예 맞고 잠자리에 들어야 마음이 편했는데 그래야 새벽에 깨우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달이 돌아오는, ‘달거리’ 기합과 구타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까닭에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고 썼다. 하지만 폭력의 대물림은 이어졌다. 그는 “당시엔 나도 내 후배 대원들에게 기합도 주고, 가끔 구타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자는 “그래도 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개인이 아닌 단체 기합을 줬다면서다. 그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나보다 6개월 후배를 받았을 때”라며 “새벽 4시에 전원 집합시켜 산에서 한 시간 동안 기합을 줬다”고 썼다. 그러면서 후배의 말을 빌리는 형식으로 “그때 새벽에 전원 집합해 기합을 받았지만, 개인적인 구타가 없어서 그래도 권 선배는 우리가 마음으로 따랐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가 제복 입은 공무원에 대한 예우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보훈부의 수장 후보인 만큼 과거의 행위일지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은 “(보훈부가) 군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 등으로 사망하는 군인의 예우문제도 담당하는데 후보자의 (폭력) 감수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책을 낸 2011년엔 모 부대에서 선임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병사가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별개로 권 후보자는 전경 복무 시절 경주시 안강읍에서 술에 취해 동네 청년들과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처음엔 대원들 간 갈등으로 서로 치받다 싸움이 커졌다고 한다. 그는 자서전에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맞고 한밤에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썼다. 이후 영창 15일의 중징계가 논의됐으나 경비대장이 “장래가 있는 친구”라며 기합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해줬다고 한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 측은 “출판한 지 (10년 이상) 시간이 지나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려는 건 전혀 아니다”며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했다’는 차원에서 쓴 것 같은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