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피크
윌리엄 러츠 지음·유강은 옮김·교양인·2만4000원

더블스피크(Double Speak)란 이중화법을 뜻한다. 사안의 본질과 맥락을 고의로 흐리기 위해 권력자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폭으로 민간인이 피해를 보면 ‘부수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하거나, 고문 대신 ‘향상된 심문 기법’을 사용한다고 하는 식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상속세에 부정적인 의미를 덧씌우기 위해 ‘유산세(상속세)’라는 표현 대신 ‘사망세’라는 용어를 고안해내기도 했고, 효과는 상당했다.
저자가 초판을 쓴 것은 1989년이었고, 사람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이중화법이라는 기만적 언어 전술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중화법은 과거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게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기만적인 언어의 힘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전술로서의 이중화법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예전보다 더 위험한 이유다. 그가 수십 년간 모아온 이중화법의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읽다 보면 오늘날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정치권의 기만적 언어 전술의 루틴을 간파할 수 있다.
마침내 내뱉은 말
존 헨드릭슨 지음·이윤정 옮김·오월의봄·2만원

2020년 ‘디 애틀랜틱’의 한 기자는 조 바이든에게 남아 있는 말더듬증의 흔적에 주목하며 이를 자신의 경험과 엮어 특집 기사로 게재한다. 이 기사는 전국적으로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TV 출연까지 했다. 이후 자신의 삶과 말더듬증을 중심으로 삶을 돌아보는 한 권의 책을 썼다.
과연 말더듬증은 반드시 고쳐야만 하는 장애일까?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과 어떤 방식으로 화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인상적인 회고록에서 어떻게 개인이 자신의 장애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수치심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내 상사가 대장이면 좋겠다
데니스 뇌르마르크, 크리스티안 그뢰스 지음·손화수 옮김·자음과모음·2만2000원

베스트셀러 <가짜 노동>, <진짜 노동>을 쓴 저자들이 리더에 관해 말하는 책. 저자들은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을 평등한 원시공동체의 ‘족장 Chief’에 비유한다. 결국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권력의 올바른 배분이다.
전통 미술의 상징 코드
허균 지음·돌베개·2만2000원

옛사람들은 귀신들이 삶을 위협한다고 믿었고, 이를 막기 위해 건축물 등 곳곳에 다양한 상징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케데헌> 속 장면들에서도 몰랐던 상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동 연구 지도제작
알리 라라 외 지음·권명아 외 옮김·갈무리·2만5000원

정동 연구는 재현, 언어, 의식의 너머·이전·외부에 존재하는 것을 탐색하려는 기획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책은 신경과학, 노동, 인종, 문학 등이 어떻게 현시대의 정동 연구와 교차하는지 지도를 그려 그 지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