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통합 시스템 전면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영업 전산망과 사내 업무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대상이다. 시스템 전반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를 도입해 인공지능(AI)과 유무선 통신 융합 서비스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프로젝트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1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PWC·LG CNS 컨소시엄이 구축을 전담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통합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카이로스-X(가칭)'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이번 프로젝트 목표는 '비즈니스와 업무 전반의 혁신'이다. 프로젝트는 전략·사업컨설팅부문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명의 카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기회의 신이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붙잡을 수 없는 순간을 의미한다. AI 시대 개화를 앞두고 AI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프로젝트 명으로 해석된다.
통합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KT의 영업 전산과 고객 회선 관리, 과금시스템, 사내 업무 시스템 등이 MS 애저 클라우드 시스템에 올라가게 된다. AI·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유연하게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KT에서 사용하는 IT 시스템 전체에 걸쳐 AI·클라우드를 적용해 KT 업무 전반의 혁신과 체질 개선을 기대하는 것이다.
KT는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체 시스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 말까지 내부 조직·시스템별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PI(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내년까지 본격적인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KT는 아직 사업 전체 예산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KT 기업 규모와 경쟁사 사례를 고려할 때 IT 업계에서는 1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대 프로젝트 특성상 사업 규모는 변화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AI 시대 내부 체질 변화를 꾀하려는 행보다. 이동통신사들은 10년 주기로 전산망을 개편하고 있다. 과거 유무선 통합, 미디어 결합상품 적용 등이 주요 테마였다면, 이제 AI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통합시스템 개편을 진행한데 이어 SK텔레콤도 올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업그레이드 설계 작업을 시작했다.
KT는 경쟁사와 차별화해 글로벌 기업인 MS 애저 클라우드와 AI를 무기로 시스템을 갖추려는 의도다. KT가 PWC·LG CNS 컨소시엄에게 사업 설계와 구축을 맡긴 것도 시스템통합(SI)과 IT컨설팅 분야에서 1위 기업을 활용해 제대로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