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본토기업들 몰려온다…홍콩으로 가는 월가 IB

2025-07-04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이 앞다퉈 홍콩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자금 조달 시장으로서 홍콩의 매력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그룹이 올 들어 홍콩 주식시장에서 주관한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 규모가 56억 달러(약 7조 6278억 원)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2위는 36억 달러를 조달한 UBS, 3위는 모건스탠리(32억 달러)가 차지했다.

글로벌 IB들은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법적·규제적 절차를 지원하고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자금 조달을 주선한다. 시장 분석과 수요 예측을 통해 주식 판매 가격을 결정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전략적 파트너들에게 기업의 주식을 배정하는 역할도 이들의 몫이다. 이들의 네트워크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자금을 유치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샤오미와 비야디(BYD), 포산하이티안 등 대형 기업들의 IPO를 주관했다. 52억 달러 규모로 상장해 올해 ‘대어’로 불리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에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핵심 투자자 배정을 담당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시장의 회복을 전망하며 상장을 준비하는 중국 기업들을 홍콩으로 유치해왔다. 골드만삭스 아시아 주식 자본시장 책임자인 제임스 왕은 “홍콩에 강력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중국 역외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깨닫고 있다”며 “우리는 투자 자금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증권사들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내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과의 무역 긴장, 정치적 불안정성 등 외부 요인들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영향이 컸다. 중국 정부의 ‘공동 번영’ 정책 역시 압박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부유한 계층과 대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증권사 역시 고객들의 자산과 투자 구조를 관리하는 데 더 많은 규제와 제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홍콩 IPO 주관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던 중국 건설은행과 상업은행은 올해 17위와 15위로 밀려났다. 블룸버그는 “IPO를 준비하는 중국 기업들이 더 깊은 네트워크와 안정적이고 질 높은 투자자들을 조달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올해 홍콩 IPO 시장은 세계 최대 자금 조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 홍콩 시장에서 이뤄진 주식 공모는 330억 달러로 지난 3년 누적액을 넘어섰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홍콩 시장이 연말까지 약 100건의 IPO를 통해 약 280억 2700만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PwC는 “전통적으로 하반기가 홍콩 IPO의 성수기”라며 “현재까지 200건 이상의 상장 신청이 접수돼 있고 수조 원 규모의 초대형 딜도 여러 건 대기 중이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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