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자산운용 “1000억 원 규모 펀딩 순항 중…59개 펀드 100% 만기내 청산” [시그널]

2024-11-26

“비상장사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와 상장사 메자닌(주식연계채권)에 투자하는 1000억 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현재 조성 중입니다. ‘펀딩 가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엄혹한 시기지만 연말까지 7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항 중입니다.”

김현철 아이온자산운용 사장이 25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신규 조성 중인 펀드와 관련해 “이 정도 속도라면 내년 1분기까지 최종 1000억 원 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온자산운용은 올 4월 1000억 원 규모 펀드(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를 누적 수익률 22.43%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내며 청산했는데, 이후 약 1년 만에 1000원 규모 펀드 결성을 또 한번 목전에 둔 것이다. 이번 펀드는 IBK금융그룹 산하 IBK캐피탈과 공동 운용(Co-GP)하며 IBK캐피탈 측에서도 300억 원을 출자한 상태다.

김 사장은 “창사 이후 7년 동안 59개 펀드(총 6500억 원 규모)에 대해 100% 만기 내 청산에 성공했다”며 “수익률 역시 누적 평균 19.78%, 연환산 9.64%로 준수하다는 점이 업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장 주식과 달리 비상장 회사의 지분처럼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는 모든 펀드를 100% 만기에 청산했다는 것은 업계에서 예를 찾기 힘든 성과라는 평가다.

2016년 설립된 아이온자산운용은 비상장사 지분 투자에 전문성이 높은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의 엑시트 형태 중 기업공개(IPO)는 30~40% 수준이지만 아이온자산운용의 경우 그 비중이 70~80%로 높다. 현재 총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15개를 운용 중이며,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는 올 7월 기준 7411억 원에 이른다.

김 사장은 아이온자산운용이 꾸준히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경험의 다양성에 바탕한 의사 결정 과정’이라고 답했다. 증권사 출신 일색으로 꾸려진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아이온자산운용의 경우 펀드를 운용하는 핵심 인력들에 투자은행(IB), 벤처캐피탈(VC), 컨설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길러온 이들을 배치하려고 노력하며, 이것이 결국 좋은 기업을 발굴해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이온자산운용이 이번에 조성하고 있는 신규 펀드 역시 회사 내에서 경험의 다양성을 고려해 운용 인력을 선정했다. 우선 1971년생인 김 사장은 선명벤처캐피탈, SV인베스트먼트를 거치며 풍부한 해외 VC 투자 경험을 쌓았다. 1978년생인 문창호 전무는 글로벌 4대 경영컨설팅펌인 베인앤컴퍼니, AT커니에서 활동한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1984년생인 정민우 상무는 국내 증권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발행시장(ECM) 및 IPO 관련 실무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전무는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할 때 VC의 경우 업황, 산업의 미래와 같은 큰 물결을 주로 보고, 자산운용사들은 당장의 시황 같은 작은 물결을 주로 본다”며 “저희는 두 가지 물결을 모두 보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플레이(비상장사 지분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지금이 펀드를 결성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2021년께 만들어진 펀드들은 몸값이 비싸진 회사들을 담을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많은 펀드들이 현재 청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대로 이번에 만들어지는 펀드는 기업가치가 어느정도 조정된 기업들 중에서 유망한 기업들을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저희는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할 때 의미 있는 지분율을 가져갈 수 있게 투자를 한다”며 “직접 경영진과 소통하며 기업을 밸류업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온자산운용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중 하나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대어’ 오름테라퓨틱이다. 아이온자산운용은 일찌감치 오름테라퓨틱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2021년 약 1600억 원의 밸류에이션에 투자를 집행했다. 현재 오름테라퓨틱의 기업가치는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3만~3만 6000원) 하단 기준으로도 6429억 원에 달한다. 당시 오름테라퓨틱 투자를 주도했던 이가 정 상무다.

아이온자산운용은 약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퓨리오사AI에도 2021년부터 꾸준히 투자를 진행, 현재 주요 재무적투자자(FI) 중 네 번째로 지분이 많다(펀드 지분율 7.06%). 퓨리오사AI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트위니, 금영이엔지 등 아이온자산운용의 피투자회사들이 다수 상장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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