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얹은 향수·소주잔·여권케이스까지…'케데헌' 타고 급증

2025-09-11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을 타고 한국 전통문화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K-컬쳐의 인기에 전통 디자인이 대중 소비재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11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는 국가유산진흥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함께 조선 왕실을 테마로 한 향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앵도(앵두)나무, 오얏(자두)나무의 향을 담은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으로, 창경궁 옥천교 주변 앵도나무와 덕수궁 석조전 앞 오얏나무의 꽃향기를 모티브 삼았다.

전통 테마 향수는 역사 속 향기 유산을 재현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코스맥스 센트리티지(Scenteritag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K-뷰티 확대와 우리 전통, 역사를 반영한 향기 문화유산의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색조 전문 화장품 기업 클리오도 지난달 국가유산청과 K-컬쳐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첫 협업 제품으로 매화와 모감주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헤리티지 에디션 아이 팔레트’ 2종을 출시했고, 소비자 인기 속 조기 품절을 빚었다.

클리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출시 이틀 만에 온라인에서 품절됐고 오프라인 매장용 물량도 모두 다 팔렸다”이라며 “글로벌 수요를 노리고 기획한 제품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향후 피부화장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 문화 활용 제품에 대한 관심은 케데헌이 공개된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제 디자인 제품 판매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케데헌 관련 키워드 검색 수는 크게 늘었다. 까치와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한 ‘호작도’의 경우 지난 3월부터 5월 대비 검색 수가 32배 가량 늘었다.

6월 20일 이후 현재까지 아이디어스에 신규 등록된 전통문화 관련 제품은 1870개로, 직전 2개월(1154개) 대비 약 62% 증가했다. 아이디어스 관계자는 “케데헌 이후 서구권 국가에서 한국 전통과 관련있는 제품을 주문한 건수가 직전 2개월 대비 약 450% 증가했다”며 “전통적 특징을 반영한 소비재나 굿즈는 MZ세대에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기성세대에는 향수를 불러 일으켜 인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다이소도 민화나 자개 무늬 등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 ‘한글 시리즈’를 최근 ‘다이소 2025 전통 시리즈’로 확대하고 품목을 늘려 출시하기로 했다. 15일부터 백자 무늬를 반영한 소주잔, 자개 디자인 여권 케이스 등 전통시리즈 제품 30종을 판매한다.

전문가들은 전통문화를 결합한 제품들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해 K-컬쳐 시장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성능이나 품질 못지않게 디자인 같은 감성적 가치를 중시하는 ‘감성 소비’가 트렌드”라며 “인지도를 확보한 문화 콘텐트에서 드러난 한국적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하면 정체성과 차별성을 둘 다 갖추게 돼 K-제품의 긍정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유통연구소장)는 “K-뷰티와 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소비자를 겨냥한 디자인이 더 이목을 끈다”며 “다만 화장품 같은 소비재는 단순 디자인 반영을 넘어 정체성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야 오래 흥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