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외 출생'으로 불리는 비혼 출산…용어부터 바꾸자"

2025-04-03

심각한 저출산 위기 속에서 '비혼 출산'이 대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다양한 삶의 방식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은 지난해 11월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개최한 '비혼 출산의 사회적 수용성과 제도적 과제' 세미나에서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저출생연구본부장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는 저출산 정책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37.2%로 2012년(22.4%)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혼인 외 출생아 비율은 4.7%(1만900명)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평균(41.9%)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송 본부장은 혼인 여부에 따라 자녀의 법적 지위를 구분하는 민법상 규정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출생신고서에 '혼인 중 출생자'와 '혼인외 출생자'를 구분 기재하는 건 차별적"이라며 "비혼 출산 자녀 등 다양한 가족 배경의 아동이 차별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용어 변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배우자 출산 휴가나 가족 돌봄 휴직, 난임 치료 휴가, 주거 지원 등 여러 제도에서 비혼 동거 가족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률혼 부부가 아니라면 (한국에선) 제도적 선택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혼 등록·증명제도와 같은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여전히 낮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방송인 사유리(일본 국적)가 비혼 출산 사실을 공개했을 당시에는 개인 선택을 존중한다는 긍정적 반응이 43.4%로, 부정적 반응(26.9%)을 웃돌았다. 그러나 정부가 관련 정책을 검토한다고 밝히자 '아이에 대한 우려'나 '이기적 선택'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정적 반응이 41.4%로 증가해, 긍정 반응(25.8%)을 크게 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년층의 비혼 출산 동의율은 10년 전 29.8%에서 2023년 39.6%까지 올라섰다(통계청).

손윤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전략커뮤니케이션팀장은 "비혼은 자기 결정과 자기 선택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이나 행복추구권 행사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사회적으로) 수용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변화를 위해서는 "비혼 출산자는 임신·출산·양육 지원에 필요한 증빙을 갖추려 본인 가치관과는 다른 제도권에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삶의 형태로서 다양한 가족과 출산을 인정하고, 누구나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게 권리와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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