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BTS 없다지만…케이팝 지운 그래미 어떻게 봐야하나 [D:가요 뷰]

2024-11-13

이번에도 케이팝(K-POP) 아티스트는 없었다.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케이팝 아티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케이팝 가수 후보 지명 불발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방탄소년단(BTS)이 군복무로 인해 완전체 활동이 멈춘 것을 두고 그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완전체 활동 당시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블랙핑크 역시 멤버들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면서 지난해 8월 25일 발매한 ‘더 걸스’(THE GIRLS) 앨범 발매 이후 완전체 활동을 멈췄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 후보 자격 대상이 되는 앨범 발매 기간이 작년 9월16일부터 올해 8월30일까지다. 이 기간 완전체 앨범이 없어 블랙핑크는 신곡이 없어 후보 자격이 되지 않는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부문에 자신의 작품을 후보로 제출하고, 레코딩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런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완전체로는 애초에 기간에 맞는 작품이 없으므로, 제출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들의 부재와 무관하게 “케이팝 배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그래미는 위상을 인정받으면서도 동시에 ‘화이트 그래미’로 불리며 유색 인종 등에 대한 차별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이와 관련한 외신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2025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어야 하지만 제외된 스타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이 처음 그래미 후보에 오른 이후 케이팝 장르가 미국에서 급성장하면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블랙핑크, 세븐틴 등이 경기장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그래미에는 여전히 케이팝 아티스트를 위한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그래미가 케이팝을 위한 부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언하기도 했다.

빌보드와 할리우드 리포터는 블랙핑크 리사를 이번 노미네이트에서 ‘스넙’(Snub) 당한 스타로 꼽으며 “리사가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 오르려 경쟁하고 있었으나 이 부문 최초 케이팝 아티스트가 될 뻔한 기회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골드더비 또한 솔로 활동으로 각종 신기록을 세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후보 지명에 모두 탈락한 점을 들며 “그래미에서 케이팝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레코딩 아카데미 하비 메이슨 주니어 회장은 AP통신에 “확실히 많은 장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다양한 인종, 장르의)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대표가 없다면,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제가 말하는 부분은 오늘날 음악에서 일어나는 일을 반영하고 대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 케이팝 관계자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 당시와 비교하면 케이팝의 미국 내 인지도가 다소 주춤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모든 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그래미가 케이팝을 상대적으로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흐름은 케이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키워가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케이팝이 단순히 10대들의 음악 문화, 팬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히 해야한다”면서 “케이팝 아티스트와 기획자들 역시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을 본보기로 삼아 외연을 확장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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