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시보호 중단에 베네수인 35만명 마두로 치하 추방 위기

2025-02-03

美 임시보호 중단에 베네수인 35만명 마두로 치하 추방 위기

보호 연장한 바이든 정책 뒤집어…국토안보부 장관 "미국 국익에 반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임시 보호를 중단하면서 이 중 약 35만명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고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이날 비공개 서한에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더는 그 국민이 불법체류자 임시보호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받을 자격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에 영향을 받는 미국 내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체류자들은 지난 2023년 TPS를 받은 약 35만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행정부가 TPS 중단 조처를 발표하면 60일 후에 이 지위를 잃게 되며 베네수엘라로 강제 송환될 수 있다.

TPS는 자연재해, 무력분쟁 등 비상사태 때문에 모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미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적용되는 비자 정책으로, 이를 받으면 강제 추방을 면제받고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앞두고 베네수엘라와 엘살바도르, 우크라이나, 수단 등에서 온 미국 내 불법체류자의 TPS를 만료 시점부터 18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당시 DHS는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비인도적인 마두로 정권의 정치적, 경제적 위기로 인해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이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놈 장관은 베네수엘라가 바이든 행정부가 제기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제, 공중보건, 범죄 등 여러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개선이 이뤄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호 지위를 받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도록 하는 것이 국익에 반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도 잠재적으로 위험한 국가로부터 이민자를 보호하는 조처를 계속 없앨 것임을 시사한다고 외신은 짚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을 벌여 군용기 등을 활용해 이들을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추방된 자국 이민자 수용을 거부해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에서 체포돼 추방되는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 이민자들을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자국 불법 이민자를 태울) 운송수단을 제공하기로 추가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도 자국 내 수단, 엘살바도르, 아이티, 니카라과 이주민에 대한 TPS 폐지를 추진했지만, 연방법원이 이에 제동을 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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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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