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 가족 속이고 이라크전 참전 "할머니에게 뺨 맞아"

2025-03-12

셰프 안성재가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안성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1993년 13살의 나이로 미국 이민을 떠난 안성재는 “부모님이 샌디에이고 해변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했다. 그 시절에 이민 가신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한국 떠나는 날 이민 사실을 알았다. 모르고 있다가 학교에서 갑자기 전화 왔다면서 가야 한다더라. 친구들에게 인사도 못 한 채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안성재는 “샌디에이고는 외로운 세상이었다”며 “영어도 몰랐고 여러 가지로 이민 생활은 큰 충격이었다. 올 F 성적표를 받은 적 있는데 체육도 F를 맞았다. 어머니께 성적표를 보여드렸더니 우시더라”고 이야기하는 등 쉽지 않던 미국 생활을 이야기했다.

그는 “(어머니가) 미국에 새로운 삶을 살려고 왔는데 D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그만큼 외로웠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방황하던 안성재는 미군 입대를 하게 됐다.

안성재는 “미군이 이곳저곳 주둔하니까 큰돈을 안 들이고 세상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입대 후 주한미군으로 평택에서 근무했다. 첫 근무지는 한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년간 머물렀는데 9·11 테러가 터지고 이라크 전쟁이 발발해서 참전했다”고 털어놨다.

안성재는 이라크전 당시 사담 후세인의 은거지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가 맡은 임무가 총을 쏘는 역할보다는 사담 후세인 벙커에 무기들을 찾아 사막에 가서 터뜨리는 역할이었다.

또 “바그다드 시내를 걷거나 차 타고 갈 때 아군, 적군을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습격을 당해서 다리가 풀려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안성재는 “가족에게 참전 얘기는 안 했다”고 말해 다시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파병 중 전화를 한번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사촌 형한테 ‘사실 이라크에 와 있어’라고 했다. 형이 친구한테 이야기하고 그 이모한테 이야기했더라. 할머니가 미장원에서 손자 참전 소식을 들은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한 번도 손자에게 화낸 적 없는 할머니인데 1년 복무를 마치고 집에 왔더니 뺨을 때리셨다. 그만큼 너무 걱정하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석희가 그의 어린 시절 미국 이민 생활부터 셰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꼼꼼하게 짚어가며 질문하자, 안성재는 “이런 질문들을 받고 싶어서 이 프로그램에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솔직한 대담을 이어가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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