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대리인과 악수 못해’···선명성 무기로 존재감 키운 권영국

2025-05-19

‘유일한 진보 후보’ 노동·차별 이슈 부각

민주노동당 후원금 입금·입당 신청 증가

“김문수 후보, 윤석열 지지 받으니 기쁘십니까?”

“이재명 후보, 차별금지법 영원히 못 할 것 같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첫 대선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경쟁 후보들의 약점을 파고들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지지율과 인지도가 가장 낮은 ‘4등’ 후보이지만,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로서 선명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전략을 펴며 진보적 논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악수 요청을 거부한 장면도 화제가 됐다.

권 후보는 1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토론을 마친 뒤 김 후보의 악수 요청을 거절한 것을 두고 “(12·3 불법계엄을) 사과하지 않는데 악수를 하는 게 ‘나 이렇게 해도 괜찮아’ 인식을 줄 것 같아서 명백하게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리인”이라며 김 후보에게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권 후보는 전날 4명이 맞붙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로키’ 전략을 구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도 차별금지법 등 진보 어젠다를 꺼내며 공세를 폈다. 이재명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비워둔 ‘왼쪽 공간’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경제 분야 토론에서 노동·불평등 이슈를 부각하며 정책적 선명성을 함께 드러냈다. 권 후보는 ‘노란봉투법’을 악법이라 주장한 김 후보를 향해 “도대체 노동부 장관을 어디로 해 먹은 건가”라고 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주장에 대해선 제도를 적용 중인 일본 사례를 들어 “지역 차별”이라며 맞섰다. “부자 증세를 하겠다”며 유일하게 증세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입당자와 후원금이 늘어나는 등 일부 호응이 확인됐다.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TV토론 시작 시점인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451명이 권 후보 후원 계좌에 후원금을 입금했다. 가장 많은 후원이 들어왔던 지난 10일(332명)보다 많은 수치라고 한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응원한다’ 등 입금자명도 다양했다”며 “지난 3개월 월평균 입당자 수만큼 오늘(19일) 하루 입당했다”고 밝혔다.

탄광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권 후보는 풍산금속 해고 노동자 출신이다. 그는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며 23년간 용산 참사와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참사와 쌍용차 정리해고 등 노동 문제를 다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정의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으로 2.14% 득표에 그쳐 원외 정당이 됐으나, 3년 전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 4.14%를 기록한 것이 인정돼 TV 토론회 참가 자격(전국 단위 선거 득표율 3% 이상)을 얻었다. 정의당은 지난 5일 민주노동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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