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계엄 당시 '단전·단수가 소방 업무냐'고 물어" 법정 증언

2025-10-30

계엄 때 소방청 상황회의 참석했던 간부 증인신문

"소방청장이 'MBC·한겨레·JTBC' 언급하며 메모"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판에서 "소방청장이 상황판단회의에서 '단전·단수가 우리 소방의 업무냐'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30일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위증 혐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 김학근 전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당시 소방청의 대응 정황을 상세히 진술했다.

김 전 과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열린 소방청 상황판단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회의 상황과 관련해 "(허석곤 전 소방청장이) 전화를 끝내고 '단전·단수가 우리 소방의 업무냐. 우리가 할 수 있냐'라고 말했던 걸로 분명히 기억한다. (전화 상대방이) 행안부 장관이라고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허 전 청장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하면서 특정 언론사를 되뇌면서 통화했나'라고 묻자 "네"라고 답한 뒤 "MBC·한겨레·JTBC는 기억이 나고, 몇 군데 더 얘기했는데 모르는 곳도 있었다. 세 군데는 기억을 한다"고 했다.

김 전 과장은 "(허 전 청장이) 언론사 몇 군데를 말하고 '단전·단수가 우리 업무냐'고 얘기하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선 그 쪽(언론사)에 (단수를) 하라는건가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이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단전·단수에 대해 추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하는데 증인만 명확히 들었다고 한다. 해당 진술을 법정에서도 유지하는 건가'라고 재차 묻자 김 전 과장은 "네"라고 답했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황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당일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이 전화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조하면 좋겠다'고 두 차례 말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변호인 측이 이 전 차장이 언론사 혹은 단전·단수라는 표현을 썼는지 묻자 황 전 본부장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공판 말미에 조지호 경찰청장 증인신문 순서와 관련해 직접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허 전 청장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진술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며 "결정적인 부분은 '경찰 협조 요청이 오면 협조해줘라'라는 부분이니 조 청장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허 전 청장 신문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 조 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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