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58세 복서가 자신보다 무려 31살 젊은 27세 복서와 링 위에서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고 해봅시다. 신체적 기량이 최고 상태일 20대 남성과 예순이 다 된 남성이 같은 조건에서 맞붙는 건 나이든 쪽에게 너무 불리한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58세 남성이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라면 어떨까요. 갑자기 20대 남성의 안위가 조금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이번주 오마주에서 소개할 콘텐츠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카운트다운: 폴 VS 타이슨>(이하 ‘카운트다운’) 입니다.
“같잖기는 해도 놈이 내 안에 불을 지폈어요.” 타이슨은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적인 복서입니다. 1985년 데뷔해 WBA(세계복싱협회), WBC(세계복싱평의회), IBF(국제복싱연맹)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세계 챔피언입니다. 전적은 58전 50승(44 KO) 6패(5 KO) 2무효.
그럼 제이크 폴은 대체 누구일까요? 그는 인플루언서입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교외에서 자란 폴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로 찍은 웃긴 영상들로 16세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가 됩니다. 유튜브가 등장하면서는 팬이 더 많아졌죠. 디즈니 채널 오디션을 봐 어린이 방송에 출연하기도 합니다.
그의 인생은 2018년 영국에 사는 어떤 형제 유튜버와 치른 한 번의 권투 시합으로 바뀝니다. 온라인으로 서로를 디스하던 이들은 ‘진짜 만나서 한 번 붙어?’ 를 실현시켜 실제 링 위에서 권투 대결을 벌였고, 시합은 폴의 승리로 끝납니다. 폴은 그 이후에도 한동안 돈을 펑펑 쓰며 난잡한 삶을 삽니다. 하지만 곧 공허함이 찾아오죠. 그리고 맑은 정신으로 또렷이 집중해야 했던 복싱의 순간을 그리워하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사람들은 프로 복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를 비웃습니다. 유튜버가 쇼한다는 거죠. 아무도 그를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지만, 그는 2020년 프로 선수로 데뷔해 전 NBA 선수 네이트 로빈슨, 2021년 전 종합격투기 챔피언 벤 아스크렌을 이기고, UFC 챔피언인 타이런 우들리까지 쓰러뜨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더 이상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전설의 복서’ 타이슨과 달리, 폴에게 복싱은 끝없는 자기 증명의 과정입니다.
‘카운트다운’은 타이슨과 폴 경기 115일 전부터 그들의 연습 과정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둘은 기회만 있으면 서로를 도발합니다. 폴이 어느 시합에서 이긴 뒤 카메라에 대고 “마이크, 당신을 좋아하지만 이제 권투는 제 스포츠예요. 당신은 전설이지만 이제 왕좌는 제 거예요” 라고 말하는 것을 본 타이슨은 ‘쿡’ 웃은 뒤 제작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랑 제이크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요. 제이크는 만들어진 싸움꾼이에요. TV와 신문이 싸움꾼으로 만들어줬죠. 저는 타고난 싸움꾼이에요.” 먹을 것도, 수도 시설도 없던 브루클린의 빈민가 거리에서 싸움을 하며 자란 자신과 유튜버 폴은 근본부터 다르다는거죠. 그러자 폴은 타이슨의 고향인 뉴욕에 대고 이렇게 말합니다. “뉴욕, 너희들은 마이크 타이슨같아. 20년 전에나 봐줄 만 했지.”
당초 지난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둘의 시합은 타이슨이 비행기에서 궤양으로 인해 갑자기 쓰러지면서 4개월 연기됐습니다. 다큐는 지금까지 2부작이 공개됐습니다. 마지막 3부는 둘의 대결 3일 전인 11월12일 공개 예정이네요. 11월15일 열리는 둘의 시합은 넷플릭스가 생중계합니다. 한국시간으로는 11월16일 오전 10시입니다. 둘 중 누가 이길까요?
타이밍 지수 ★★★★ 마지막회 공개 3일 뒤 진짜 대결이라니
내기 지수 ★★★★ 당신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