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의 한계를 극복한 유전자 편집 신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대희 합성생물학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합성생물학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싱글가이드 리보핵산(sgRNA) 배열 방식을 통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크게 높인 다중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이달 7일 게재됐다.
크리스퍼는 특정 유전자를 편집해 유전병 치료 등에 응용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받지만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할 경우 오류가 생긴다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퍼가 편집하고자 하는 유전자들에게 도달하도록 이끄는 sgRNA들의 서열(내부구조)이 서로 비슷해 특정 크리스퍼 단백질이 다른 sgRNA에 이끌려 다른 유전자에 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sgRNA를 만들 수 있는 ‘리보자임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을 대장균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한번에 6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하고 이를 통해 부티르산 생산량을 최대 7배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합성의 복잡성이 약 7배 줄어 유전자 편집의 실패율이 대폭 감소한 덕이다.
연구팀은 신기술이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를 안정적으로 합성해 신약 개발과 다양한 바이오 원료를 만들 수 있는 바이오파운드리 기술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박사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여러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할 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 sgRNA의 합성과 배열 문제를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