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헬스자전거라고 부르는 고정식 자전거는 트레드밀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산소운동 기구다. 헬스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층간소음이 작은 장점 때문에 가정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가지 타입의 헬스자전거가 있다. 익숙한 보통 자전거처럼 서서 타는 형태를 ‘입식 자전거’라고 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앞으로 다리를 내밀고 타는 방식을 ‘좌식 자전거(사진)’라고 한다. 이 둘의 차이는 뭘까?
일단 입식 자전거는 보통의 자전거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자전거의 특성상 하체근육 위주로 쓰지만 허리와 코어 근육도 어느 정도는 쓴다. 이 형태는 페달을 세게 밟을 때 힘을 집중적으로 쓰다 보니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이 주인공이다. 또한 코어를 이용해 체중을 좌우로 이동하면서 번갈아 페달을 밟을 수 있어 강한 파워로 역주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엉덩이를 들고 최대의 강도로 탈 수도 있다. 한편 가정용으로 쓸 때 좌식에 비해 저렴하고 면적도 덜 차지하는 게 장점이다. 단점은 근골격계 부담이다. 등받이가 없어서 상체 무게를 오롯이 안장에만 실어야 하는데, 오래 타면 허리와 엉덩이에 피로를 많이 느낀다. 특히 남성들은 전립선과 회음부 압박 때문에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무게 중심이 높고 체중의 좌우 이동이 커서 자전거가 충분히 무겁고 튼튼하지 않으면 옆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그럼 좌식 자전거를 보자. 좌식은 등받이가 있는 비교적 안정적인 안장에 앉아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탄다. 즉 중간에 몸이 한 번 꺾인다. 그래서 허리 부담이 줄고, 무릎에도 상체의 무게가 전혀 실리지 않는다. 쉽게 말해, 근골격계 부담이 확 줄어든다. 한편 무게중심이 낮고, 체중의 좌우 이동도 거의 없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질 우려도 낮다. 노인복지관 등의 자전거가 대개 좌식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 단점을 살펴보자. 코어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오롯이 다리 근육의 힘만으로 페달을 돌려야 한다. 이 때문에 높은 출력으로 달리기는 어렵다. 근육 측면에서는 누를 때 위주로 힘을 쓰는 게 아니다보니 허벅지의 앞뒤를 비교적 균등하게 쓴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하체를 집중적으로 발달시키기는 좋은 측면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가정에서 사용한다고 하면 입식보다 바닥 면적을 다소 많이 차지하고 가격도 높은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둘 중 살이 더 잘 빠지는 쪽은 어느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입식이 잘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론적으로는 같은 출력으로 달릴 때 둘의 살빼기 효과는 같은데, 현실에서는 입식이 더 많은 근육을 쓰고 단시간에 높은 출력으로 달리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십분, 길어야 50분 안쪽의 일반적인 운동 시간 범주에서는 입식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하지만 아주 장시간을 탄다면 허리 부담이 없는 좌식이 유리할 수도 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몸이 건강하고, 단시간에 숨이 많이 차는 거친 운동을 하고 싶다면, 단시간에 최대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고 싶다면, 젊고 건강한 사람의 가정용 운동기구라면 입식이 낫다. 반면 나이가 많거나 중심을 잘 잃는다면, 시간이 좀 걸려도 TV 등을 보면서 여유롭게 운동하고 싶다면, 무릎이나 허리가 많이 안 좋다면, 엉덩이나 회음부 통증 때문에 자전거를 오래 못 탄다면 좌식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