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올라가면 탄핵 인용 선고 못해" 주장도
1일 부산역 앞에서 열린 종교단체 주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수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2시쯤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국민의 힘 소속 박수영·김미애 국회의원, 극우 유튜버 '그라운드 C', 유명 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공개 지지한 전 씨는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비극을 겪었음에도 세계 198개국 중 경제력 12위, 군사력 5위, 제조업 5위, 국력 6위를 달성했다"며 "이런 귀한 소식을 듣게 해준 우리 윤 대통령은 지금 갇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통해 그동안 언론의 편파보도에 대한 적나라한 현실, 법치와 공정과 상식을 모두 무너뜨린 고위공직자수사처와 서부지법의 실체를 알게 됐다"며 "이는 '계몽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 씨는 "국민 덕분에 비상계엄 직후 10%대였던 대통령 지지율이 50일간 탄핵정국 속에서도 50%까지 올라왔다. 오늘이 지나면 60%에 도달할 것"이라며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헌법재판관들은 탄핵 인용을 선고할 수 없다. 만약 아니라면 그건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다양한 연령대 시민은 태극기나 '계엄 합법 탄핵 무효' '종북 사조직 판사 척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을 석방하라" "헌법재판소는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태극기를 들고 있던 20대 김모 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단 생각에 나오게 됐다. 더 이상 나라엔 자유도 민주주의도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현장에 와보니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모 씨(40대)는 "처음 계엄 소식을 들었을 땐 윤 대통령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했다"면서도 "구속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광장뿐만 아니라 역사 내, 역사 맞은 편 길가 등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깃발을 흔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공모 씨(60대)가 역사 2층 출입구 앞에서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쳐 한때 시민들이 출입구로 지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 씨는 "가장 중요한 대통령 탄핵을 판결하는 판사(헌법재판관) 중에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기차 타러 온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역사 앞에서 깃발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 집회 인파 때문에 기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전화하면서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고 말하거나 눈살을 찌푸렸다. 집회 인파를 바라보며 욕설하는 사람도 있었다.
박모 씨(25)는 "에스컬레이터며 부산역 입구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돌아다닐 수가 없다"며 "평소에도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줄을 서야 했는데 오늘은 기차 탈 때까지 참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정모 씨(40대)는 "연휴가 끝나기 전 큰마음 먹고 가게 문을 닫고 여행을 가려 했는데 첫날부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이날 집회 때문에 다수 인원이 운집함에 따라 인력 320여 명을 투입해 인근 도로, 역사 내부 등을 통제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20분 기준 집회 참석 인원을 1만 3000명으로 보고 있다. 세이브 코리아 관계자는 "우천, 인근 도로, 카페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정확한 추산은 힘들지만 (참가자를) 5만 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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