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벼 매입자금 차등지원…농협RPC ‘난색’

2025-01-15

정부가 2024년산 벼 매입가격을 2023년보다 낮게 책정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대해 정책자금 지원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 통합RPC 지역대표자들은 7일 광주광역시 광주송정역 회의실에서 정부 양곡정책과 관련해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통합RPC 대표들은 지난해말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정부 벼 매입자금 차등 지원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23일 2024년산 벼 매입가격을 2023년산보다 인상하거나 동결한 RPC들에 2025년 정부가 1조3000억원 규모로 지원하는 벼 매입자금과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의 지급규모를 확대하고 금리인하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벼 매입가를 높인 RPC에는 가점을 부여한 뒤 이에 따라 평가등급이 한단계 높아질수록 정책자금 금리는 0.5%포인트 낮추고, 지원금액은 높이는 식이다.

특히 벼 매입자금 중 ‘수확기 매입 실적’에 따라 배정하는 우대자금에 대해서도 벼 매입가격을 동결 또는 인상한 RPC에만 지원하는 차등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차등안을 내놓은 것은 쌀 수급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산 쌀을 초과 생산량(5만6000t 추산)보다 많은 24만5000t 매입해 격리했는데, 이 때문에 2025년에는 단경기 계절진폭(7∼9월 쌀값이 전년 수확기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발생해 쌀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장격리를 통해 수급을 안정시킨 만큼 농협 RPC 또한 벼 매입가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당시 농식품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전망과 달리 농협 통합RPC 지역대표자들은 올해 단경기 쌀값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의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2024년산 정부 공공비축미 1등급 포대벼 매입가격이 전년보다 9%가량 하락한 데다 산지 쌀값에서도 상승 기조가 뚜렷하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벼 매입가격에 따라 정책자금을 차등 지원하는 데 대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병완 농협RPC전국협의회장(전남 보성농협 조합장)도 “쌀값 상승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농협 통합RPC들이 매입가격을 섣불리 올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농협 RPC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정책자금에 차등을 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산지 반응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벼 매입자금 차등 지원에 대해 공식적으로 접수된 의견이 없다”며 “산지 쌀값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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