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모바일 서비스를 하던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비즈플레이 측은 서비스 이관 과정에서 한국조폐공사(이하 조폐공사)가 플랫폼설계도(ERD) 요구를 통해 자사의 기술탈취를 시도했으며, 온누리상품권 서비스를 위한 충분한 테스트와 기술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폐공사는 ERD 요구가 기술탈취의 의도가 아닐뿐더러, 서비스를 위한 충분한 인력,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비즈플레이가 이관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참고 기사: 웹케시 “온누리상품권 운영대행 사업, 재입찰 해야”
특히 비즈플레이의 모회사인 웹케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폐공사가 서비스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온누리상품권 통합 서비스 사업자를 자진 철회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조폐공사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온누리상품권 통합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 서비스 연계와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2025년 3월 1일 정상 오픈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서비스 출시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온누리상품권 모바일 서비스 이관 과정에서 웹케시가 제기한 조폐공사의 문제점, 그리고 여기에 대한 조폐공사의 반박 입장을 정리해봤다.
쟁점1. 조폐공사의 플랫폼설계도 요청
웹케시가 제기한 문제점 중 하나는 조폐공사 측의 플랫폼설계도(ERD) 요청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9월 조폐공사가 비즈플레이에 ERD를 요청해 전달했으나, ERD에는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담겨있는 만큼 기술 유출 우려가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 측에 ERD 기술 유출을 막는 내용의 정보보호확약서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신규 사업자는 이관을 위한 스펙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한국조폐공사에서) ERD를 달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ERD가 하도급에 의해 오픈(유출)이 된다면 저희에겐 치명적인 손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폐공사는 서비스 관련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비즈플레이에 ERD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를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폐공사는 온누리상품권 모바일 서비스 이관 과정에서 “데이터 검증결과에서 일부 오류가 확인되어 원활한 분석, 검증작업을 위해 부득이 ERD 자료와 이관에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폐공사는 “비즈플레이사가 ERD 자료를 발주사로 제출하기 전 조폐공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법적인 대응 이슈를 제기한 바 있어, 현재 ERD 자료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쟁점2. 조폐공사의 플랫폼 테스트 “늦었다“vs”테스트 진행 중”
웹케시는 조폐공사가 정상적인 서비스 출시를 위한 개발 테스트, 검증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운영 업무 테스트를 서비스 출시 3개월 이전인 지난해 12월 내로 완료해야 하지만, 조폐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시스템 구축에 몰두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조폐공사는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서비스 연계와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음달 중으로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통해 최종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폐공사는 “모바일 및 카드형 모두 정상 진행되고 있고, 현재 온누리상품권 운영 밴(VAN)사는 13개사로 1차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2025년 2월 데이터 이관 후 추가 최종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쟁점3. 조폐공사의 기술력 부족?
웹케시는 조폐공사가 온누리상품권 통합 서비스를 하기에 자체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석 회장은 조폐공사가 대용량 시스템 이관을 위한 방법론이 부재해 자사에 ERD를 요청했으며, 하도급을 선정하는 등 조폐공사의 자체 기술력 부재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나 조폐공사는 서비스를 위한 법적 지위를 취득했으며, IT인력을 포함한 디지털 보안기술 등 관련 기술을 보유 중인 만큼 기술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폐공사 측은 “자사는 2019년 7월 24일 ‘선불전자지급수단 바행 관리업’ 자격에 심사 등록해 현재 디지털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IC칩 기반의 국가신분증 디지털 보안기술을 보유했다”며 “전담조직을 IT이사 체제로 운영 중이며 35명의 경력직 전문가 등 130여명의 전담 직원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쟁점4. 웹케시 “사업 재입찰해야” vs 조폐공사 “하더라도 웹케시는 못 해”
비즈플레이의 모회사인 웹케시는 궁극적으로 위의 쟁점을 이유로 조폐공사가 이번 사업을 포기했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조폐공사의 온누리상품권 운영 대행사 지정이 철회될 경우 진행될 재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 석 회장의 입장이다.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조폐공사가 (이번 사업을) 포기하는 것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또 그는 해당 사업의 재입찰이 이뤄질 경우 참여 의사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폐공사 측은 발주사의 사업 입찰 평가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폐공사 측은 혹여나 입찰이 이뤄지더라도 절차에 따라 개찰 2위사인 코나아이가 선정이 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사업 개찰 결과 코나아이가 개찰 2순위, 비즈플레이가 개찰 3순위로 지정됐다.
조폐공사는 “만약 조폐공사가 수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면 이는 발주사의 결정과 조달청 입찰 절차에 따라 2위 업체와 진행되는 것이 정당한 행정 절차”라며 “그러나 3위 업체인 비즈플레이사는 재입찰을 주장하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