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0-0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KIA를 상대로 한 점도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선발 투수 찰리 반즈가 스타트를 잘 끊은 덕분이다. 반즈는 이날 4이닝 3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볼넷 하나 없이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총 74개의 투구수를 소화했고 최고 146㎞의 직구(33개)와 주무기인 슬라이더(28개), 그리고 체인지업(8개), 투심패스트볼(5개) 등을 섞어 던졌다.
반즈는 자타공인 롯데의 외국인 에이스 투수다. 2022년 처음으로 롯데와 인연을 맺어 12승(12패) 평균자책 3.62를 기록했고 2023시즌에도 11승(10패)로 두자릿수 승수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에는 5월말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으로 남은 전반기를 모조리 날려버렸지만 9승6패 평균자책 3.35로 시즌을 끝냈다. 올시즌에도 롯데와 동행하며 KBO리그 4시즌째를 맞이한다. 이제는 엄연한 베테랑 외인 투수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는 자신의 강점인 삼진 생산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즈는 지난 시즌 경기당 삼진 10.21개를 기록했다. 부상을 입기 전까지는 이 부문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였다. 결정구 슬라이더가 효과를 봤다. 각이 크고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다보니 카운트를 잡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직구만큼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KIA 타자들에게서 삼진을 빼앗았다. KIA는 지난해 타율 1위(0.301)를 기록한 팀이다.
반즈는 첫 실전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낸 것에 대해 의미를 뒀다. 그는 “초반에는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잡았다”라며 “전반적으로 내가 원하는대로 경기가 돌아갔다. 오랜만에 많은 팬들 앞에서 던지게 되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삼진을 많이 잡아낸 것에 대해서도 “삼진을 유도하면 타자가 주자로 나갈 수 없지 않나. 그건 투수들이 가장 원하는 방향이다. 그리고 나의 투구도 내가 원하는대로 잘 흘러갔다”라고 만족해했다.

올시즌 한 단계 발전을 위해 변화를 줬다. 똑같은 슬라이더를 던지더라도 높은 코스 쪽을 공략한 것이다. 반즈는 “많은 선수들이 나의 슬라이더를 봐서 노리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며 “올해는 변화를 줘야되겠다고 생각해서 높은 쪽으로 많이 공략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장수 외인의 반열에 들어간 반즈는 “항상 꾸준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컨트롤 하겠다라는 마음가짐이다. 내가 열심히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게 내가 항상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아직 개막 전이지만, 이 페이스대로라면 벌써부터 삼진왕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반즈는 “만약 삼진왕 타이틀을 가져오게 된다면 영광이겠지만 아직 그 부분을 생각하기보다는 시범경기에서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KBO리그 선배로서 새로 입단한 터커 데이비슨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반즈는 “둘다 같은 좌투수이다보니까 많은 설명을 해주고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조언을 줄 부분도 해주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타자 상대로는 조금 더 침착하게 던져도 된다, 어떤 타자들은 공격적으로 던져야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터커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을 지켜본 다음에 내가 조언할 수 있는 것도 알려주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여러모로 롯데에게는 효자 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