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기세포·단백질 포함 주장…“과학적 근거 없고 감염 위험 높아” 경고
해외 SNS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리혈(월경혈)을 얼굴에 바르는 이른바 '월경 마스킹' 트렌드가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생리혈을 피부 재생용 천연 마스크팩처럼 사용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틱톡 등에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해당 트렌드를 따르는 이들은 생리혈에는 줄기세포·단백질·사이토카인 등이 포함돼 있어 “피부에 광채를 주고 동안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이를 킴 카다시안으로 유명해진 '뱀파이어 페이셜(PRP 시술)'과 비교하기도 한다. PRP는 혈소판 풍부 혈장을 피부에 주입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의료 시술이다.
이집트와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사라 솔(32)은 지난해 자신의 생리혈을 '동안 마스크'로 사용한다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는 수년간 생리혈을 미용에 활용해왔다고 주장하며 “순수하고 신선한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심지어 생리혈을 토양에 붓는 영상까지 공유하며 “영원한 피부 비결은 다리 사이에서 나온 그 피”라고 말해 논쟁을 일으켰다.
틱톡에서 '월경 마스크' 관련 검색량은 약 350만 건에 달할 정도로 관심이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생리혈은 자궁 내막 조직, 순환 혈액, 질 분비물이 섞인 물질로, 월경 과정에서는 줄기세포가 관여하지만 이는 실험실에서 과학적 방식으로 추출·정제한 경우에만 피부·조직 재생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월경혈 유래 성분이 상처 치유나 광노화 개선에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이는 전문 의료 환경에서 진행된 연구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집에서 모은 생리혈을 그대로 얼굴에 바르는 행위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한다.
영국피부과학회 소속 청소년 피부 전문의 테스 맥퍼슨 교수는 “이런 비정상적 스킨케어 트렌드는 충격 요소로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지만, 효과를 입증한 자료도 없고 피부 재생 메커니즘도 명확하지 않다”며 “의학적으로 전혀 추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생리혈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상피세포가 포함돼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을 생성할 수 있어 피부 자극이나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생리혈은 질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포도상구균 등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에 노출된다. 이들 세균이 모공이나 상처를 통해 침투할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진다.
특히 여드름 등으로 피부 장벽이 약한 경우 세균 감염이 더 쉽게 깊은 층으로 확산될 수 있고, 성병 보유자라면 헤르페스 등 바이러스 전파 위험까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리 기간 동안 질 환경은 정상보다 더 알칼리성으로 변해 세균 생존이 쉬워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공기와 닿는 순간 대부분의 세포가 즉시 사멸하기 때문에 생리혈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긍정적 효과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비멸균 상태로 채취되고 오염 가능성이 큰 생리혈을 얼굴에 바르는 행위는 감염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특히 타인의 생리혈을 사용할 경우 위험성은 훨씬 높아진다.
결국 SNS에서 확산되는 '월경 마스크팩'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피부 트러블·감염·염증 악화 등 부작용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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