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맛있는 레시피가 있어도 냉장고가 비어 있으면 음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입니다."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4 디지털 이노베이션 인사이트테크 데이(Tech Day)'에서 이건복 한국MS 상무는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어떤 대답을 AI로부터 유도할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AI는 그저 인간이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상무는 "AI 도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처음부터 모든 직원이 AI 에이전트를 사용한 것이 아니며, 도입 단계에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등 AI 적용 이유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백 페이지의 보고서를 즉각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AI 생산으로 인간에게 주어지는 잉여 시간을 활용해 기존에 없었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학생 3학년과 1학년 사이에서 활용하는 AI 기술의 차이가 나타날 정도로 AI 발전이 빠른 점 또한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고 생성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과 AI의 콘텐츠를 조합하는 능력이 필요한 배경이라고 이 상무는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 연사들은 이처럼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주목하면서도 구체적이고 능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법무·금융 등 고학력·고소득 직종에서 AI 활용이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면서도 "AI가 문제 해결은 잘하지만,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소송 전략 및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며 "(사람은) 코딩·AI 등 기술적 역량과 함께 급격히 발전하는 신기술에 적응하는 능력, 문제 해결 능력, 감정을 이해하고 응대하는 능력 등을 함께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과기정통부의 기업 협력형 AI·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사업에 참여 중인 구글·엔비디아·아마존웹서비스(AWS)·네이버 등 테크 기업이 자사의 AI 전략을 공유했다.
오충현 구글 매니저는 지난 5월 구글이 공개한 주변 인식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며 AI 모델의 개념이 보고, 듣고,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멀티모달'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의 자체 조사 결과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기업 대부분이 실제 생산 단계가 아닌 파일럿(시험)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잠재 고객에 대한 이해, 데이터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서비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우 기자 press@a-news.co.kr
<저작권자 © 전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