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동사도 되는 신체 부위 명사

2025-10-03

한국어에서 ‘니킥’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하지만 영어에는 ‘knee kick’이란 표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에서는 누군가에게 니킥을 한다고 하지 않는다. 그저 ‘knee them’, 즉 ‘knee’라는 단어만 사용해 무릎으로 친다는 의미를 표현한다.

여기서 영어의 특이한 습관 중 하나를 볼 수 있다. 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단어를 동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knee’ 외에도 다양한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인파를 헤치며 나아갈 때 ‘elbow(팔꿈치로 밀다)’라는 단어를 쓴다. 축구에서는 ‘head the ball(공을 헤딩하다)’이라고 하고, 직장에서는 ‘head a team(팀을 이끌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짊어질 때는 ‘shoulder a heavy bag’, 일이 잘못되어 책임을 떠맡을 때는 ‘shoulder the blame’이다. 이렇게 elbow, head, shoulder 등은 신체 부위 명사로 쓰이면서 동시에 동사로도 활용된다.

이 중 일부는 몸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He kneed his opponent.(그는 상대를 무릎으로 쳤다)” 혹은 “She elbowed him aside.(그녀는 팔꿈치로 그를 밀쳐냈다)” 등이다. 반면, 비유적 의미로 확장된 표현들도 있다. ‘to stomach bad news(나쁜 소식을 감내하다)’, ‘to eye a new jacket(새 재킷을 눈여겨보다)’, ‘to toe the line(규칙을 엄격히 따르다)’, ‘to neck your drink(술을 벌컥 들이켜다)’와 같이 말이다. 이 표현들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원어민에게는 ‘eat(먹다)’, ‘run(달리다)’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현이다.

하지만 여기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모든 신체 부위가 동사로 쓰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귀는 소리를 듣는 역할을 하지만 ‘ear a sound’라고 하지 않는다. 거리에서 걸을 때 ‘ankle down the street’라고도 하지 않으며, 정강이로 축구공을 찰 때 ‘shin a ball’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싸움에서 발로 누군가를 찼다고 해서 ‘foot someone’이라고도 않는다.

이와 관련한 대략적인 규칙은 이렇다. 영어에서 동사가 될 수 있는 신체 부위는 의도적으로 타격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부위다. 무릎, 팔꿈치, 어깨처럼 상대를 치거나 밀치거나, 무언가를 짊어질 수 있는 부위는 동사로 쓰이지만, 귀처럼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는 부위나 발목처럼 몸을 지탱만 하는 부위는 동사로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신체 부위가 능동적으로 움직이거나 무언가를 조종할 수 있으면 동사로 쓰일 가능성이 크고, 아니면 명사로만 쓰인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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