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중국어보다 베리 스마트

2024-10-06

 한 나라를 운영하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바로 배우기 쉬운 자국어를 가지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다행히 1443년 세종대왕께서 애민 애국정신에서 살신성인적 열정으로 배우기 쉬운 한글을 발명해 준 덕택에 문맹률 제로 퍼센트에 가까운 말글 강국민이 되었다. 이결과 정보화 선진국이 포함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큰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글 발명 당시 조선은 한자 사대주의에 함몰되어 한글을 펴지 못한데 이어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되어 한글의 맥을 잃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미일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패전국이 됨으로서 어부지리 해방과 더불어 1446년 한글 반포 후 499년여 만에 말글 독립국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4대 강국의 언어권인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속에서 당당히 ‘한글이라는 독창적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나라가 되어 있다.’는 자부심에서 지난해는 ‘한글, 영어보다 스마트한 말글(본보 2023년 10월 5일자)’을 생각해 본데 이어서 올 한글날을 앞두고는 중국어보다 한글이 얼마나 스마트한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한글은 음소 수가 24개로 배우기 쉬워서 “아침 글”이란 별명도 있을 정도로 중국어에 비해서 초간편 문자이다. 중국어는 한자 수가 8∼9만여 개나 되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한자를 많이 만들어 써야하기 때문에 평생 배워도 다 배우기 어려운 문자이다.

둘째, 한글은 유일한 자질 문자(feature letter)로 자음에서 예를 들면, ‘ㄴ’, ‘ㅅ’에 한 획을 붙이면, 각각 ‘ㄷ, ㅈ’이 되고, 다시 한 획을 더 붙이면 가각 ‘ㅌ, ㅊ’이 되어 음소간 형태적 연관이 있고, 모음 역시 ‘l’에 한 획을 붙여 ‘ㅏ’를 만들어, 90°씩 회전 해가면, ‘ㅗ’, ‘ㅓ’, ‘ㅜ’가 만들어지며, ‘ㅏ’에 한 획를 덧붙여 ‘ㅑ’을 만들어 90°씩 회전해 가면, ’ㅛ‘, ’ㅕ‘, ’ㅠ’가 만들어져 음소 사이에 기하학적(geometrical) 연관성이 있는 자질 문자이다.

자질 문자인 한글은 스마트폰의 좁은 키패드 안에 24개의 음소 중 10개만 배치해서 문장을 바로 작성 할 수 있다. 반면에 중국어는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자판에 음절 배치가 전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들 자판에 중국어가 아닌 로마자로 된 음을 입력하여 나타난 수십∼수백 개 한자 중에서 필요한 한자를 골라 입력하여 작문하기 때문에 한글보다 입력 속도가 8-9배나 느릴 수밖에…

셋째, 한글은 24개 음소만으로 초성-중성 또는 초-중-종성으로 조립해서 무려 11,172개의 음을 생성할 수 있지만, 중국어는 411개로 9만 여개의 한자를 발음하려니 같은 음을 갖는 한자가 수십 내지 수백 개 있을 정도고, 음수가 적어 외국어의 원음을 내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글의 위대성은 1차(2009년)에 이어 2차(2012년) 문자 올림픽에서도 1위를 차지함으로써 공인된 반면에 중국어는 문자 올림픽에 아예 출전하지도 않았다.

중국어에 대한 자탄은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은 “한자가 망하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망할 것이다.”라고, 한자 폐지론자인 진명원은 “컴퓨터는 한자의 무덤을 파고 있고, 동시에 소리글자의 산파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주은래는 “중국도 조선처럼 문자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했으며, 모택동은 번자체를 간체자로 문자 개혁을 단행했지만 상형문자의 의미만 약화시켰을 뿐이다.

결국 중국은 문자 개혁이 없는 한 중국어에 대한 자탄과 중국인들의 어려운 문자 생활은 계속될 것이다. 반면에 한글은 디지털 생태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문자로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을 생각하면, 세종대왕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한글을 세계 속으로 펼쳐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인류애로 승화되도록 적극 노력하는 것이 이 시대에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일로 생각된다.

김중만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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