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냉랭했던 서울 마곡 오피스 시장에 차츰 온기가 퍼지면서 KT투자운용이 추진 중인 르웨스트시티타워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운용은 르웨스트시티타워 소유주인 마곡마이스PFV로부터 이 빌딩 A·B동을 총 5300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펀딩에 나서고 있다. KT운용의 모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이 펀드에 150억 원을 출자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공제회 및 금융기관 다수가 출자를 확정했거나 투자 선행 조건 등을 검토 중이다. 인수 작업은 2월께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 마곡나루역에 인접한 르웨스트시티타워는 A~D동 총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연면적 32만 6072㎡급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머큐어앰배서더호텔과 코엑스마곡 등 컨벤션 시설까지 품고 있어 입주사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준공됐으며 최근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가 B동 2개 층(약 1만 2200㎡)에 입주하기로 확정하는 등 임차율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A·B동 임차율은 20% 수준”이라며 “최근 마곡 신축 오피스 타운이 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입주 문의가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곡에는 지난해 르웨스트시티타워를 비롯해 원그로브(46만 3204㎡), K스퀘어마곡(15만 9287㎡) 등 대형 신축 오피스 빌딩들이 잇달아 준공됐다. 한꺼번에 대규모 오피스가 공급되면서 대부분 빌딩이 임차인 구하기에 난항을 겪는 등 공실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광화문·강남·여의도 등 3대 도심 대비 임대 비용이 싼 데다 대형 신축 오피스 타운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DL이앤씨가 아예 원그로브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KT운용은 KT그룹의 부동산 종합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100% 출자해 2011년 설립한 회사다. 주로 KT가 보유했던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짓고 펀드를 조성해 인수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이번에 르웨스트시티타워 인수에 성공하면 회사의 랜드마크 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KT운용은 르웨스트시티타워 C·D동에 대해서도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잘 마무리되면 나머지 자산도 추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