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기업들이 추진해 온 헬스케어 B2C 사업이 연이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해 롯데헬스케어가 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올해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차바이오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단독 B2C 모델의 한계가 확인되면서, 의료 인프라와 결합한 새로운 사업 구조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와 차바이오그룹은 기업 결합 승인 이후 내년 상반기 중 양사 통합과 중장기 사업 구상을 담은 '비전 발표'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양사 기업결합 승인이 내년 1월말~2월 중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카카오와 지분 교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카카오헬스케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 가능한 시점에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케어스는 차병원그룹 계열 의료 서비스 운영·관리 전문 회사로, 병원과 검진센터 운영 지원과 기업 대상 건강검진·사후 관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예약, 고객 관리, 사후 프로그램 운영 등 의료 서비스의 비의료 영역이 주력이다. 차케어스가 카카오헬스케어의 디지털 플랫폼·SaaS 역량과 결합될 경우, 병원과 검진센터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차AI헬스케어는 차병원그룹 계열 의료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회사로, 검진과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차AI헬스케어는 AI 분석 기술은 있지만 외부로 보여줄 UX·플랫폼은 제한적인 상태에서 카카오헬스케어 플랫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1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증가세다. 모바일 혈당관리 서비스 '파스타', 병원·검진센터 기반 서비스 강화 등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다.
플랫폼·데이터 인프라 투자와 인력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는 B2B 부문이 본격화되는 2027년 말을 흑자 전환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현행 B2C 중심 모델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추진해 온 헬스케어 B2C 플랫폼은 초기에는 높은 기대를 모았다. 생활습관·운동·식이 등 개인 건강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고 결제를 유도하기 어려운 '웰니스 중심' 헬스케어 서비스 특성상,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드러났다.
롯데헬스케어의 '캐즐'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캐즐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생활습관 분석 서비스로 출범했으나, 이용자 확장과 수익화에 실패하며 지난해 서비스가 종료됐다. 캐즐은 사용자 수는 확보했지만 장기간 유지율이 낮고, 영양제 구매 등 유료 전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헬스케어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혈당 모니터링과 생활습관 기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B2C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로는 수익성을 지속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기관 인프라를 갖춘 차바이오그룹과 결합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협업은 그룹 내 기업, 계열 병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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