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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첫 보름. 음력설 지난 정월의 보름달이 뜨는 날. 부럼 깨물고 내 더위 사가라며 더위 쫓는, 어릴 때 해봤던 ‘짓’들만 머릿속에 박혀 있다가, 어른이 되고서는 ‘귀밝이술’을 핑계로 아침 댓바람부터 술을 마실 수 있는 합법적인(?) 날이라며 키득거리는 ‘정월’하고도 ‘대보름’이 왔다.
꼬맹이 때는 일어나자마자 부럼부터 깨물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이런 미신을 도대체 누가 믿는다고! 제대로 눈도 뜨기 전에 버석한 땅콩 껍데기를 입안에 넣고서 구시렁거렸는데, 딸내미가 생기고 나서는 그 엄마에 그 딸이지, 친정엄마를 그대로 ‘복붙’해 정월대보름 아침 일찍부터 어린이 입속에 일단 부럼을 집어넣고 본다. 땅콩을 싫어해도 어쩔 수 없다. 올 한 해, 어떤 부스럼도 없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랄까. 제발 그만 좀 아파라.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가 따닥- 부서지는 소리로 부스럼을 막는다는 아이디어가 제법 세속적인데(개암으로 도깨비를 쫓는 것과 비슷한 걸까), 그 고릿적 풍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걸 보면, 1년 간 가족 건강을 기원하는 이 기복의 행위들이 한국인에게 얼마나 중한 것인지 알 것도 같다. 물론, 나 역시 한 해의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땅콩이 아니라 땅콩 뿌리라도 먹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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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전날 잠들어 눈썹이 새하얗게 변했다던 아빠의 밀가루 장난을 그대로 믿었던 애기 때는 휘영청 둥근달을 끔벅이는 눈으로 바라보다 꾸벅 졸곤 했다. 그렇게 소원을 못 빌고 잠들어 버렸으니 소원이 안 이루어질까 봐 전전긍긍도 했던 기억. 비닐봉지 속에 든 땅콩호두 다발 옆에 끼고 TV 보며 와구와구,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화수분 같던 땅콩호두들. 결국엔 묵은 것이 되어 아빠 몫이 되었던 부럼들.
그래, 건강을 기원하는 기복만큼 위대한 세속은 없다. 짠순이 엄마가 손해를 감수하고 한 보따리 크게 사 왔던 부럼들이 우리 가족을 이만큼 지켰던 거라 믿으며 나도 올해의 부럼을 주문해 본다. 아작아작 질리도록 씹어먹고 남으면 달달한 양념 입혀 더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내면 되니까. 부담 없이 해도 좋으니까.
남은 견과류를 그럴듯한 간식으로 만드는 방법. 단짠단짠한 새미네부엌 멸치볶음소스에 졸여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주면 완성이다! 땅콩 싫어하는 어린이도 오가다 주워 먹는 견과류 정과는 만들기 쉬울수록 행복이 크다(?). 남은 부럼으로 견과류 정과 만들기, 상세 레시피는 하단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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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부럼 정과 재료
주재료 = 피칸 1줌(50g), 아몬드 1줌(50g), 호두 1줌(50g)
부재료 = 시나몬 파우더 약간
양념 = 새미네부엌 멸치볶음소스 5스푼(50g)
✅견과류 부럼 정과 만들기
1. 견과류는 흐르는 물에 씻고 끓는 물에 1분간 데친 후, 키친타월로 수분을 제거해 주세요.
2. 팬에 양념을 넣고 끓여 졸여지면, 견과류를 넣어 골고루 입혀 주세요.
3. 양념된 견과류를 넓은 판에 겹치지 않도록 펼쳐, 160도 오븐이나 에어 프라이어에 4분간 구워 주세요.
4. 구운 견과류 정과는 실온에 식혀 완성!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