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에 주(州) 방위군을 투입한 데 이어 시카고·뉴욕 등 다른 도시로도 이를 확대하겠다고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면에는 야당 강세 지역에 정치적 보복을 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이 일(주 방위군 워싱턴DC 투입)이 끝나면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곳도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엉망인 시카고가 다음이 될 것이고 그 다음은 뉴욕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는 주 방위군을 다른 대도시로까지 확대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6월 불법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대응한다며 LA에 주 방위군을 대거 투입했고 이달 11일에는 워싱턴DC 치안 강화를 이유로 800명을 배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주 방위군 수천 명을 시카고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주 방위군은 주정부가 보유한 자치군으로 유사시 제한적으로만 연방정부가 지휘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 방위군을 불법 이민 단속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폭스뉴스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부터 11월 중순까지 19개 주에 주 방위군 병력 1700여 명을 보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개인정보 수집 등 법 집행 활동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LA·워싱턴DC·시카고·뉴욕 등 민주당 인사가 시장이거나 민주당 강세인 지역을 중심으로 주 방위군을 확대하자 지역에서는 정치 공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폭력 범죄가 2021년부터 감소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LA와 워싱턴DC를 권위주의 행보의 시험장으로 삼더니 다른 도시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 행정부 1기 핵심 참모였으나 지금은 정적이 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외신은 그가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작성한 블랙리스트 명단 60명 중 5번째로 수사를 받고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보복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