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평가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모이는 가운데 이 대표는 책 출간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출사표에 담길 청사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위기를 겪었지만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다시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국민의 헌신·희생 덕분에 3년 동안 당대표로서 나름대로 성과 있게 재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에 걸쳐 당대표를 역임했던 이 대표가 이날 사퇴를 발표한 것은 오는 6월 3일 열리는 조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국회 공직자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바뀌었다. 홍성국 최고위원이 경제는 민주당 강의를 일주일에 한 번 아침 여덟시에 한다. 무려 70여명의 국회의원이 매주 공부를 한다”면서 “그 모임 말고도 수 많은 모임이 있다. 최소한 민주당 의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은 지금 내 대부분이다. 사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삶의 거의 대부분이 민주당이었다. 민주당 당원들이 당을 지켜줬고 또 나도 지켜줬다”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이나 주말께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책 출간도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결국 국민이 합니다'를 정식 출간한다. 8년 만에 나오는 단독 저서다. 이 대표는 해당 책을 통해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윤석열 탄핵소추안 의결, 헌재의 탄핵 심판과 파면 선고 등의 과정에서 활용한 주요 메시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짧은 소회와 입장도 적었다. 아울러 정치철학과 미래 비전 등도 함께 담았다.
출마선언문에 담길 내용과 공약 등도 관심이다.
우선 이 대표는 '성장'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장론의 경우 그동안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AI(인공지능) 등 미래 과학기술 육성을 통한 위기 극복을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어려움을 겪는 통상 문제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 육성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른바 '내란 종식'도 주요 아젠다로 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대선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 대선 때 발표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이를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인공지능) 분야는 이른바 'K-엔비디아'등 기존 언급됐던 정책보다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당대표를 퇴임하는 장면에서 주가지수를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탄핵이 되니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이 사라졌다. 희한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군·경찰이 철수하니 절도·폭력 사건 하나 없는 완벽한 공동체가 열흘 동안 이어졌다. 이것이 우리 국민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국민이 과거의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를 발휘해 빨리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그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 역시 “국제 경쟁이 매우 심하다. AI 분야 육성에 대한 공약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