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잔소리에 MZ도 스트레스…한방으로 풀어본 화병

2025-01-22

감정 쌓이면서 기혈 순환 불량

최근 1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 등장해 화제다. 명절 연휴에 만나는 가족·친척으로부터 듣는 단골 잔소리별로 용돈을 책정해 그 스트레스를 표현한다. 명절 스트레스는 연령에 관계없이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중년 여성이 주 대상이었던 명절증후군 증상이 최근에는 10~30대 젊은 층에도 흔하게 나타난다”며 “입시와 취업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 결혼 압박과 기타 사회적 문제까지 더해져 명절 전후 연령에 상관없이 화병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분노가 고혈압·뇌졸중 등 신체 증상 유발

화병은 ‘기(氣)가 막히고 화(火)가 위로 치솟는 증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쌓이면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난다. 주로 답답함과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두통, 온몸이 쑤시는 증상 등이 나타나며 우울감, 불면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하면 만성적인 분노로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 위험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병은 보통 분노기, 갈등기, 체념기, 증상기 4단계에 거쳐 발생한다. 분노기는 화를 직면했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시기다. 짧으면 몇 분에서 길면 며칠 동안 욱컥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갈등기는 분노기를 지나 분노를 해소하는 시기에 나타난다. 고민이 많고 불안하거나 쉽게 놀라는 등 정신적인 증상이 많다. 체념기는 분노를 억제하고 참는 생활을 지속하는 단계다.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스트레스를 반복해 겪으면서 심리적으로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마지막 증상기는 오랫동안 억울함을 느껴 분노와 우울이나 불안 증상이 많다. 화병의 신체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화병은 특별한 외상이 없어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화병연구센터에 따르면 분노·우울·불안 증상이 만성화한 증상기 환자가 가장 많다. 김 교수는 “화병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분노기나 갈등기에 해당하면,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화병 자가진단법

1.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혀서 힘들다.

2.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들어 힘들다.

3. 얼굴이나 가슴에 열감으로 힘들다.

4.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져 힘들다.

5.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많이 든다.

6. 마음속에 화가 쌓여 있거나 분노가 치민다.

※ 아래 행목 중에서 4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화병일 가능성이 있다. 전문의에게 상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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