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최근 연초 소비는 줄고 전자담배 비중은 사상 처음 18%를 넘어섰다. 궐련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KT&G는 ‘릴’을 앞세워 기술력과 특허,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전자담배 비중 18% 넘겨…‘릴’로 시장 장악
22일 기획재정부의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총판매량은 35억3천만갑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이 중 궐련(연초) 담배는 28억7천만갑으로 4.3% 줄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6억6천만갑으로 8.3% 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자담배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2%에서 지난해 18.4%까지 상승했다. 전자담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업계도 기술·디자인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 ‘릴’에 담은 ‘뉴사이클’ 전략…플랫폼 전환 가속
전자담배 비중이 몇 년 새 급증하며, 업계는 생존을 건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KT&G는 그 해답으로 ‘릴(Liil)’에 ‘뉴사이클(Newscycle)’ 전략을 입혔다.
‘뉴사이클’은 새로움(New)과 재탄생(Upcycle)의 합성어로, 기존 제품에 기술적·미적 요소를 추가해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2017년 첫 제품 ‘릴 플러스’를 출시한 이후 ‘릴 하이브리드’, ‘릴 하이브리드 3.0’, ‘릴 에이블 2.0’ 등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릴 하이브리드 3.0’은 기존 플랫폼에 스틱 삽입과 동시에 자동 예열이 되는 ‘스마트온’ 기능과 더불어 ‘일시정지’ 기능 등 소비자 중심의 기술을 대거 적용해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가장 최신 제품인 ‘릴 에이블 2.0’은 ‘리얼, 그래뉼라, 베이퍼’ 총 세 가지 카테고리 스틱을 디바이스 하나로 이용할 수 있게 변화를 줬다. 또 ‘밸런스 모드’, ‘클래식 모드’ 총 두 가지 흡연 모드를 적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또 시각적 차별화도 강화하기 위해 ‘릴 하이브리드’는 골프, 캠핑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제품 이미지에 독특한 변화를 줬다.
이 외에도 디자인 브랜드 ‘디프로젝트’, 캠핑 브랜드 ‘카고 컨테이너’와 협업해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 이색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KT&G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특허 전략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누적 지식재산권 보유 건수는 1만4천400여건에 달한다.
이 중 해외 출원은 2017년 9건에서 2023년 1천621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누적 기준 담배사업 분야 해외 지식재산권 수는 1만1천여건에 달한다.
유럽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KT&G는 삼성, LG그룹에 이어 한국 기업 중 특허 출원 상위 3위를 기록했고, 렉시스넥시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자담배 ‘릴’은 이러한 기술 기반을 토대로 지난해 전 세계 34개국에 수출됐으며,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 전자담배(NGP) 중심 성장 가속화…KT&G, 실적 ‘트리플 점프’
KT&G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5조9천9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5% 상승한 1조1천848억원으로 4년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방경만 사장 체제 이래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 균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담배사업 부문은 지속적인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효과적 가격 전략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 대비 8.1% 증가한 3조9천63억원, 영업이익은 10.7% 성장한 1조81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궐련사업은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3% 늘어나며 사상 최대 판매 수량을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28% 성장한 1조4천501억원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NGP전자담배사업도 국내외 스틱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국내 스틱 매출 수량은 전년 대비 7.7% 성장한 61억5천개비를 기록했으며, 해외 스틱 매출 수량도 1.5% 증가한 83억4천개비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견조한 담배 사업, 성장세인 건기식 사업 등을 통해 연간 매출액 6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KT&G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4천108억원, 2천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1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실적 역시 담배사업과 해외 권련 부문이 견인할 전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호실적의 주 요인은 해외 궐련 부문 실적 호조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KT&G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은 기술 혁신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는 시장”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