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대한두통학회 공동 선정 문희수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
편두통·긴장형 두통 … 종류·통증 다양
군발두통은 ‘눈으로 아이 낳는 느낌’
일부 환자 학교 자퇴, 죽음까지 생각
20년간 무너진 일상 일으켜 세워

“눈 주변으로 두통이 온 환자가 있었어요. 진료실에 와서 표현하기를 ‘눈으로 아이를 낳는 느낌’이래요. 상상도 못 할 고통인 거죠. 제 환자 중에는 두통 때문에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들도 세 명이나 됩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문희수 교수가 말했다. 두통은 흔하다는 이유로 종종 가볍게 취급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넘어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만큼 위협적인 질환이다. 문 교수는 20여 년간 이런 환자들의 일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힘썼다.
레지던트 시절부터 그는 두통 환자가 겪는 좌절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당시 신경과에서조차 두통은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두통으로 죽지 않는다’ ‘성격이 예민해 그런다’는 식의 말들도 오갔다. 환자의 고통을 제대로 알아주고 치료해 줄 의사가 필요했다. 문 교수는 “문제의식을 갖던 중 삼성서울병원 지도교수님을 따라 초창기 대한두통학회 일을 돕게 됐고, 두통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두통의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는 일차와 이차로 분류한다. 일차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즉 두통 자체가 질병인 경우다.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군발두통 등이 여기 속한다. 반면에 이차 두통은 특정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뇌출혈·뇌종양·뇌수막염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 중 치료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편두통 환자에게 특히 관심이 많다.”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두통인가.
“이름 탓에 생긴 오해다. 한쪽만 아플 수도 있지만, 양쪽 머리에 번갈아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편두통은 타고나는 문제다. 쉽게 흥분하고 통증에 예민한 뇌를 가진 거다. 이런 상태에서 밤을 새우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편두통으로 오진되는 두통도 있다던데.
“군발두통이다. 의대 6년 과정 중 두통 관련 강의가 2~3시간에 불과하다 보니 신경과 의사가 아니면 군발두통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 군발두통은 주로 눈 주위나 관자놀이에 나타나는 두통으로, 통증이 생기는 군발기와 증상이 없는 관해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두세 달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봄가을처럼 특정 계절에만 생기기도 해 ‘알람 두통’이라고도 불린다.”
통증은 어느 정도인가.
“알람 두통 외에 ‘자살 두통’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통증의 강도가 극심하다. 지속 시간이 15분에서 3시간 정도로 편두통보다는 짧지만, 그사이 한쪽 머리에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몰아치고 눈물·콧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난다. 너무 괴로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 고통을 알기에 군발두통인 환자가 ‘군발기가 시작됐다’며 연락하면 외래 예약이 다 차도 당일 진료를 보려 노력한다.”
일부는 병원 대신 약국 진통제로 버틴다.
“실제 약국에서 진통제를 구입해 하루에 8알, 10알씩 몇십 년간 먹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과도하게 진통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기고 진통제 때문에 두통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험상 매달 한두 번이라도 진통제를 복용할 정도로 반복되는 두통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문 교수는 그간 진료실 밖에서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국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국내에 들어온 약제를 의사와 환자에게 소개하는 학회 활동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두통 치료제의 변화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는 “과거 편두통약은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처럼 다른 용도로 개발된 약이 우연히 환자에게 효과를 보여 사용하는 방식이었다”며 “편두통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피로, 체중 증가,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환자를 더 힘들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몇 년 사이 편두통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국내에 도입됐다”며 “이 약들은 효과는 더 크지만, 부작용은 적다”고 했다.
치료제 사용과 더불어 일상에서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을 차단하고 조절하려는 환자의 노력도 중요하다. ^두통약 과용하지 않기 ^스트레스 줄이기 ^건강한 식습관 갖기 ^작업할 때 올바른 자세 취하기 ^카페인과 담배, 술 피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를 만날 때 마음가짐이 있다면.
“의사는 모든 행동이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행위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라 믿는다. 환자에게 미소 지을 때, 가벼운 잔소리를 할 때, 눈을 마주치거나 손을 잡는 순간조차 환자의 치유를 위한 표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들을 대한다. 환자들의 삶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나를 주치의로 만나 좀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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