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영문 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 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5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했다. 평가기구가 ‘등재’(inscribe), ‘정보 보완’(등재 보류·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으로 구분하는 심사결과는 본회의에서 뒤집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장 담그기 문화는 12월 2∼7일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가 확실시된다.
장 담그기 문화는 장이라는 음식뿐 아니라 재료를 준비해 만드는 전반적 과정을 아우른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고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중국·일본 등과 제조법 차이를 보인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 문화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도 주재료 대결에서 ‘장 트리오’(된장·간장·고추장)가 등장하는 등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평가기구 측은 ‘장 담그기 문화’와 관련해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발효 장류는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라면서 “한국 식단에 중요한 영양 균형을 제공하는 장류는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고, 전승 노력도 공동체 안에서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의 23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아리랑’(2012년) ‘김장문화’(2013년)와 가장 최근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2022년)까지 22건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을 등재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조선옷차림풍습’(Custom of Korean costume: traditional knowledge, skills and social practice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도 등재를 권고 받았다. 북한은 앞서 ‘아리랑’(2014년), ‘김치담그기’(2015년), ‘씨름’(2018년/ 남북공동등재), ‘평양냉면’(2022년)을 등재했으며 이번이 다섯번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