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억원 대환대출…도이치 계열사 180억원 수협·지역조합 떠안아
정권 막바지에 김건희 의혹 관련 회사 대출 밀어붙인 배경에 의문

[주간경향] “소송 진행된 지가 3~4년은 된 거 같은 상황에서, 관련 리스크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열린 수협은행의 ‘2025년도 제16-1차 확대여신심사위원회 의사록’에서 여신지원 심사부 심사팀장이 한 발언이다. 여기서 소송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 조작 사건을 말한다.
이날 회의에서 ‘권오수 리스크’ 관련 논의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3월 28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수입차 전시·중고차 매매단지인 도이치오토월드에 대한 수협은행의 대환대출이 실행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결정(4월 4일)되기 일주일 전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두 달 뒤 출범한 김건희 특검에서 핵심적으로 규명할 사안으로 꼽힌다.
리스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커졌다. 심사팀장의 ‘개인적 판단’은 틀린 셈이다.
‘리스크’는 권오수 재판으로 정리됐나
석연찮은 건 대출의 내용이다. 수협은 2023년 도이치모터스와 그룹 계열사에 140억원 대출을 신규로 내줬다. 2024년 신규대출은 대폭 증가했다. 도이치파이낸셜에 100억원, 도이치아우토에 60억원, 도이치오토월드에 360억원(은행 60억원·지역조합 총계 300억원)으로 520억원 대출이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이하 도이치그룹)에 대한 수협의 특혜대출 의혹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2024년 말 공시 기준 자료에 기반한 질의였다. 그런데 주간경향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3월 21일 결정된 540억원 대환대출이다.
수협 측이 제시한 지난 3년간 오토월드 대주단(대출에 참여한 금융기관)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매년 총액은 540억원으로 규모가 유지되는데 지난해 4월 30일 실행된 대출을 보면 기존에 참여했던 전북은행(45억원), 교보생명(250억원), 새마을금고(50억원) 등이 빠지고 수협은행(60억원)과 9개 지역수협조합(300억원)이 대거 참여해 선순위로 등록한 점이다.
지난해 대주단에는 도이치파이낸셜 80억원과 도이치모터스 100억원 등 모두 180억원이 후순위로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 3월 28일 실행된 대출을 보면 수협은행이 6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대출을 대폭 늘리고, 지역 9개 수협조합이 250억원을 떠안고 있다. 도이치그룹 관련 대출을 빼준 대환대출이었다. 다시 말해 도이치그룹 쪽에서 빠진 180억원을 수협은행과 지역조합이 떠안는 대출이었다.
수협 측은 “여신이 가능한지 검토한 대상은 도이치오토월드”였다며 2024년 결산 기준으로 봤을 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현금 유출 없는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한 수익성 지표(EBITDA)를 보면 월 약 200억원으로, 이자 비용 140억원을 지불하고도 60억원 정도의 현금 흐름이 있어서 대출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협 측은 “도이치모터스의 경우 BMW 딜러사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매출도 매년 1조원 이상 내는 기업이다. 일부 적자를 내더라도 회사가 바로 문 닫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기업으로 문제없다고 봤다. 오토월드는 재무 사정이 어렵지 않은 우량회사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3월 21일 회의에 참여했던 한 임원은 주간경향에 “권오수 회장은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나 회사방침 등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는 부분에 대한 리스크는 해소됐다고 판단해 결정에 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이치 계열사가 빠지고 빈 부분을 왜 수협과 지역조합이 메우게 됐나’라는 점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수협 측은 지역조합이 대주단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각 지역조합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역조합의 대출 총합이 300억원으로 맞춰진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협은행이나 중앙회 차원의 지시나 지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다. 올해 대주단에 처음 들어간 지역조합의 여신 실무담당자들은 주간경향에 “지점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대주단 참여 경위에 대해서는 “확실히 모르겠다”거나 “지점장 또는 윗선의 문의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도이치그룹 측은 주간경향에 올해 수협 대출에서 도이치파이낸셜 80억원, 도이치모터스 100억원이 빠진 것과 관련 “애초 도이치오토월드 초기 분양이 저조해서 신탁 공사대금 정산에 어려움이 생겨 도이치모터스 및 도이치파이낸셜이 참여한 것”이라며 “이후 외부 금융기관에 계속 대환대출을 타진했고, 수협이 이에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그룹 측은 “다만 타 은행들은 도이치에 이미 많은 여신을 취급해 추가 여신이 어려운 상태에서 수협은 타 은행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요구했고, 자금 조달이 필요한 당사 입장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수협 측의 높은 금리나 추가 담보 요구 등에 비춰보면 도이치그룹 입장에서는 특혜 대출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수협 대출 과정 특검 수사로 밝혀내야”
현재 금융감독원은 수협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는 12월 말쯤 나올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복수의 의원실에서 수협의 도이치그룹 대출 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장식 의원실 관계자는 “특정 회사에 대한 대출을 실행할 때 수협 내부 기준에 따라 신용등급을 설정하고 승인을 신청하는 회의체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데, 규모별·등급별로 다른 신용등급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도이치그룹 쪽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은 윤 전 대통령 탄핵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다룰 김건희 특검 출범이 예정된 시점에 수협이 대출에 응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송 의원 측은 “도이치 측이 굉장히 급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당시 보도된 것처럼 유동성 위기도 있었고, 현금도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탄핵 후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더 커지기 때문에 자금 운용상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측됐고, 그래서 높은 대출금리과 추가 담보까지 수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의문은 정권 막바지에 김건희 여사 의혹 관계회사에 대한 대출을 밀어붙인 것이 윗선의 지시 없이 심사팀장 개인의 판단으로 가능한 일이었냐는 것”이라며 “의혹 제기를 넘어 특검 수사 등으로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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