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본업인 백화점 사업 부진 속 또 신규 식음료(F&B) 브랜드를 공개하며 신사업 확장에만 몰두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본업인 백화점 사업에 소홀하다는 평가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19일 강남구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에서 간담회를 열고 신규 F&B 브랜드 '벤슨'을 공개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지향하는 벤슨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삼남인 김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야심작이다. 벤슨 1호 매장은 전용면적 795㎡(약 241평),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이날 공개된 벤슨 매장은 한화갤러리아 소유 건물이다. 지난 2023년 한화갤러리아는 초록뱀컴퍼니에 895억원을 지급하고 2개의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자산 총액 대비 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화솔루션에서 독립한 한화갤러리아의 첫 대형 부동산 투자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명품관 시너지 창출에 주목했다. 해당 건물은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60m 거리에 파이브가이즈와 나란히 위치해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간판 매장인 명품관에서 도보로 3분 거리다. 당시 한화갤러리아도 백화점 잠재 고객층인 MZ세대 고객 유치를 위한 특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부지 매입 1년 반 만에 공개된 활용 방안은 F&B 매장이다. 2개 건물에는 각각 벤슨 플래그십 스토어와 파이브가이즈 압구정점이 자리했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사무실도 해당 건물에 위치한다. 압구정 명품관 인근 약 9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부지를 모두 F&B 사업에 할애한 셈이다.
벤슨과 파이브가이즈는 공통점이 많다. 김 부사장이 도입을 주도했고 두 브랜드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다.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베러스쿱크리머리 수장도 김 부사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오민우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두 브랜드와 백화점 사업의 시너지 방안은 요원해 보인다. 아이스크림·햄버거와 같은 캐주얼한 F&B 브랜드를 백화점 고객 유인책으로 활용하는 방안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대표 명품 백화점으로 불렸던 명품관 유인책으로는 더더욱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에서도 본업과 신사업 희비는 엇갈리며 김 부사장이 본업보다 신규 사업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을 지속했다. 반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전국 5개 점포 매출이 2년 연속 역성장했다. 명품관은 전국 백화점 매출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겼다.
비중이 큰 본업의 부진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8.1% 줄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F&B·명품관 리뉴얼을 마치는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벤슨 플래그십 1호점은 오는 23일 문을 연다. 연내 10개 이상의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개점할 계획이다. 오민우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고객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