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흥국화재가 출시한 레켐비 비용을 일부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환자들의 레켐비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며 에자이 및 의료계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레켐비 치료 비용을 일정부분 보험을 통해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흥국화재는 ‘최경증 치매 치료비’를 보장하는 ‘흥(굳)Good 가족사랑 간편치매간병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경증 치매(CDR 0.5점)와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표적 치매 치료비를 보장하는 간병보험으로, 업계 최초로 최경증 치매 상태에서 최대 1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비 특약은 ‘레켐비’를 비롯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식의 약물에 대한 약제비를 보장한다. 보험금은 최경증 치매(CDR 0.5점)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일정 수준 축적이 확인돼 치료제를 7회 이상 투여한 최초 1회에 한해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흥국화재의 상품 출시에 대해 에자이와 의료계내에서는 레켐비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보다 많은 환자들이 레켐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흥국화재를 계기로 관련 보험상품이 적극적으로 개발, 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양영순 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는 “2천~3천만원에 달하는 레켐비 가격 때문에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권유해도 10명 중 2~3명 정도만 치료를 하고, 나머지 7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보장금액) 1천만원은 레켐비 가격의 30~50%에 달하는 만큼, 많은 환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의료진은 대형 보험사들이 CDR 1점인 환자 대상 치매보험 상품 개발·적용에 대해 자문해 줄 때마다 레켐비와 같은 항아밀로이드 주사제 도입 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될 가능성이 높으니 항아밀로이드 주사제를 보장해 주는 보험이 나오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라고 덧붙였다.
양 이사는 또한 "이번에 출시된 보험을 시작으로 많은 보험사에서 레켐비 등 항아밀로이드 주사제를 보장해 주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많이 개발, 출시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에자이측 역시 상품 출시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에자이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레켐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민간에서 먼저 레켐비에 대한 접근성 향상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자이는 레켐비를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분들의 간절함을 알고 있기에, 국내 레켐비의 안정적 공급 및 접근성 개선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도 흥국화재의 이번 신상품이 성공해 다른 보험사들도 과감히 뛰어들어 국내 치매환자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이뤄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기간 동안 흥국화재가 이번에 출시한 보험상품의 판매 현황을 보고 시장 수용성 및 정착 여부 등 상황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흥국화재의 상품 개발 취지가 타깃을 삼은 잠재 가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성공적으로 평가 돼야 레켐비 등 치매 치료제를 보장하는 보험시장의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2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을 개발해 9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쟁사는 배타적 사용권 기간 동안 유사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한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 및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 및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완전 승인(full approval)을 받은 최초의 치료제다.
현재 미국, 한국, 일본, 중국, 홍콩,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영국(북아일랜드 제외), 마카오, 멕시코 등 10개 국가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허가·판매되고 있으며 출시 첫 해인 2023년에 431억엔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